권광석 우리은행장이 4일 신년사를 통해 “기존의 전통 영업 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해 디지털 기반의 금융 경쟁력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한층 강화하자”고 당부했다.

권 행장은 올해 경영 비전을 ‘디지털 퍼스트, 디지털 이니셔티브(Digital First, Digital Initiative)’로 내걸었다. 그는 “막강한 고객 기반과 기술력으로 무장한 인터넷전문은행이나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의 출현은 우리에게 근본적인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며 “전사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을 통해 미래 디지털 금융시장에 적극 대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권 행장이 제시한 올해 첫 번째 경영 키워드는 ‘디지털 혁신’이다. 그는 “디지털 전환이란 단순히 기술적인 개념에 국한되거나 본부의 특정 디지털 담당 그룹만의 일도 아니다”라며 “기존의 상품과 서비스, 프로세스는 물론이고 은행의 모든 업무의 핵심 경쟁력을 디지털화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디지털 혁신은 철저히 고객 관점에서 고객을 중심을 두고 진행돼야만 차별화된 경쟁력과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은행의 비대면 핵심 채널인 ‘우리WON뱅킹’이 금융권 대표 앱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과 역량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영업 현장의 디지털화를 위해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은행의 조직문화도 디지털 시대에 맞춰 변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두 번째 경영키워드는 ‘채널 혁신’이다. 권 행장은 “‘지점이 곧 은행’이란 인식이 변하고 있지만 대면채널은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한 고객 접점이자 은행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라며 “대면채널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날부터 우리은행이 시행하는 같이그룹(VG) 제도의 정착을 강조했다. VG제도는 지역별 거점 점포를 중심으로 인근 영업점을 묶어 공동영업이 가능하도록 한 제도다. 권 행장은 “VG제도는 영업방식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대변혁”이라며 “영업 노하우 공유를 통해 직원들의 업무 역량을 강화하고 VG 공동 고객관리를 통해 고객님들께 더 좋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영업력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권 행장은 이런 혁신을 위해서는 은행의 기본이 되는 영업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고객과 수익 기반을 더욱 확대하는 한편 진성·정도 영업에 매진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눈앞에 보이는 숫자나 실적에 급급해서는 안 된다”며 “허수영업과 실속 없는 껍데기 영업은 조직의 미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 행장은 소의 해를 맞이하며 ‘호시우행(虎視牛行)’의 자세를 당부했다. 호시우행은 호랑이의 눈빛과 소의 걸음을 뜻하는 사자성어다. 그는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꿰뚫어보는 예리한 통찰력, 목표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꾸준히 나아가는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며 “미래 디지털금융시대를 주도하자”고 격려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