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새로운 10년, 기본에 충실한 농협금융 만들것"

■손병환 농협금융회장 취임사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급변하는 대내외 여건 속에서 우리 농협금융은 금융회사로서의 생존과 농협의 수익센터 역할이라는 두 가지 미션을 함께 수행해야 합니다. 저는 당장의 경영성과에 매달리기보다는 미래의 가치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농협금융을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손병환(사진) 농협금융 회장이 4일 취임사에서 “앞으로 10년 동안은 내실 있는 성장과 함께 농업·농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해나가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를 위해 금융사의 기본인 위기대응 역량과 소비자 신뢰를 높이고, 플랫폼 경쟁력 강화로 디지털 선도 금융사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하는 한편 글로벌 사업도 확대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지난 1일 제6대 농협금융 회장으로 공식 취임해 2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사실상 첫 내부 출신 회장인 손 회장은 올해 농협금융 출범 10년 차를 맞아 향후 10년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중대한 역할을 맡게 됐다.

손 회장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농협금융의 대내외 여건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며 “저금리·저성장 추세 장기화와 팬데믹의 지속적인 확산으로 국가간 교역이 위축되는 등 글로벌 경기가 악화되고 국내 경기 또한 민간소비 둔화가 고용위축과 소득감소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금융산업에 대해서는 “빅테크 등 혁신 플레이어의 등장과 데이터시장 활성화 등으로 금융회사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업종간 경계도 점점 무너지고 있다”며 “기존의 전통적인 금융기관들은 거대 플랫폼 기업과 본격적인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 같은 난관을 타개하고 농협금융을 이끌어가기 위한 5대 경영 방침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기본에 충실한 농협금융’이다. 손 회장은 금융사의 기본으로 어떤 위기가 닥쳐도 극복할 수 있는 위기대응 역량과 고객의 신뢰 확보를 꼽았다.

그는 “10년 후를 바라보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지속 가능한 경영체계를 구축해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고 건전성 제고를 위한 리스크관리 체계도 견고히 해 나가겠다”며 “금융소비자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고객 중심 경영을 적극 실천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에 대비해 불완전판매나 금융사고가 없도록 상품판매와 사후관리 프로세스를 정비하고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고객 입장에서 리스크를 점검하겠다고 약속했다.

농업·농촌의 수익센터 역할과 사회적 책임에도 충실하겠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전체 농협을 지탱하고 농민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수익성을 확보하고 계열사 간 균형 있는 성장을 추진해 나가겠다”며 “금융소외계층과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 서비스 제공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체계도 전사적으로 구축해 환경을 고려한 투자와 사업 추진에 더 힘쓰기로 했다.

손 회장은 “디지털금융시대를 선도하는 농협금융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노키아와 코닥의 사례에서 잘 알 수 있듯이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과 성장은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 “농협금융만의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력 있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고 빅테크·핀테크 기업 등과 제휴도 확대해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등을 활용한 사업영역도 확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진출을 통한 신시장 개척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손 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곧바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 추진하고 해외 네트워크를 더 확충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계획하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