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감사원장. /연합뉴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 재정에 고비를 맞은 상황에서 최재형 감사원장이 올해 이를 건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용하는지 점검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4일 대면 시무식 없이 서면으로 발표한 신년사에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국민의 생명·건강이 위협받고 민생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 공직사회에 어느 때보다 큰 책임의식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최 원장은 “감사원은 공직사회가 맡은 바 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게 적극행정을 뒷받침하고 정부 시책이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더욱 힘써야 한다”며 “국가재정의 적극적 역할 증대에 따라 재정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만큼 ‘국가재정의 건전하고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 정부가 재정의 위험요인을 적절히 예측해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있는지, 대규모 재정사업에 대한 지출관리 제도 운영이 적정한지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주요 재정사업의 예산 편성부터 집행·평가까지의 추진과정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미비점을 보완하겠다”며 “고용보험기금 등의 건전성 위협요인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적절하게 예측, 관리해 나갈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또 “경제의 활력 회복과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 시책의 성과 확보’를 지원해야 한다”며 “서민금융 지원 등 정책·사업 추진 과정의 걸림돌을 신속하게 걷어내고 시행착오를 조기에 바로잡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 등 규제혁신 제도의 효과성을 높이고 중소·벤처 투자 등 혁신성장 정책의 가시적 성과를 내도록 지원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취약계층 일자리 지원, 독거노인 돌봄사업 등을 점검해 사회안전망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도록 보완하겠다”며 “감사를 통해 공직 수행에 대한 분명한 원칙을 제시함으로써 공직사회가 흔들림 없이 제대로 일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최 원장 신년사 전문.
최재형 감사원장. /연합뉴스
■감사원장 신년사
친애하는 감사원 가족 여러분. 지난 한 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성심껏 업무에 임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해 우리 감사원은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민에게 힘이 되는 감사원”이라는 일관된 비전 하에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 공직사회가 위기 대응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적극행정에 대한 폭넓은 면책원칙을 정립하고 사전컨설팅을 패스트트랙으로 운영하는 등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고자 애썼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간 지속되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받고 민생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공직사회에 어느 때보다도 큰 책임의식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우리 감사원은 공직사회가 맡은 바 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행정을 뒷받침하고 위기극복과 민생안정을 위한 정부 시책이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더욱 힘써야 하겠습니다. 이에 올 한해 우리 감사원이 역점을 두어야 할 감사분야와 과제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국가재정이 건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용되도록 점검ㆍ보완하는데 힘써야 하겠습니다. 재정의 적극적 역할 증대에 따라 재정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만큼, 감사원 본연의 기능인 세입세출 결산 및 회계검사를 통해 정부가 재정의 위험요인을 적절히 예측하여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하겠습니다. 대규모 재원이 투입되는 재정사업이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지출관리 제도가 적정하게 운영되는지 점검하고 주요 재정사업의 예산 편성에서부터 집행ㆍ평가에 이르기까지 추진과정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미비점을 보완하여 재정정책이 성장 잠재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장기적 재정관리가 필요한 고용보험기금ㆍ건강보험 등에 대해서는 건전성 위협요인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적절하게 예측, 관리해 나갈 수 있도록 보완하는데 힘써야겠습니다.
둘째, 우리 경제의 활력 회복과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 시책이 성과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에도 힘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서민금융 지원과 해운산업 지원, 전통시장 육성 등 다양한 정책과 사업에 대해 추진과정의 걸림돌을 신속하게 걷어내고 시행착오는 조기에 바로잡아 최소화함으로써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고 경기회복을 견인하도록 유도해야겠습니다.
나아가 규제 샌드박스 등 규제혁신 제도의 효과성을 높이고 중소·벤처기업 투자, 스마트시티 조성 등 혁신성장 정책이 가시적 성과를 내도록 지원해야 하겠습니다. 셋째, 국민이 삶의 현장에서 정책의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민생ㆍ안전시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감사에도 힘써야 하겠습니다. 경제위기로 사회적 약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취약계층 일자리 지원, 독거노인 돌봄사업 등을 면밀히 점검하여 사회안전망 서비스의 품질을 한층 높이도록 보완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공공임대주택, 소비자 권익보호, 포장재 폐기물 등 국민의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대해서는 수요자인 국민이 느끼는 불편을 실질적으로 해소하는 감사결과를 도출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올해에는 고속도로ㆍ교량ㆍ저류시설 등 기반시설의 안전관리 현장과 재해ㆍ재난에 대비한 예산의 운용실태를 점검하는 한편 개인정보 보호 등 디지털 시대의 안전이슈까지 폭넓게 점검하여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넷째, 나라가 어려울수록 공직사회가 흔들림 없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각종 감사를 통해 공직 수행에 대한 분명한 원칙을 제시함으로써 사회적 정치적 갈등 가운데에서도 공직사회가 흔들림 없이 제대로 일하도록 지원해야 하겠습니다. 코로나19 방역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공직자의 적극적인 역할이 매우 중요한 만큼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가 우대받는 공직 풍토를 조성하는 한편,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미루는 소극적 행태에 대하여는 엄정히 책임을 묻는 원칙을 견지해야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감사원 직원 여러분!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위기가 일상화되고 주변의 국제 정세도 급변하는 상황 가운데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개인과 기업, 공직사회를 아우르는 국가의 모든 역량이 모아져야 할 것입니다. 감사의 초점도 공직사회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맞추어져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감사를 비롯한 업무수행 과정에서 유념해야 할 몇 가지를 당부드리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최고감사기구로서 감사원에 부여된 소명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감사원다운 감사를 실천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우리에게 익숙했던 감사의 틀에서 벗어나 국가ㆍ사회가 처한 어려움과 위험요인을 잘 살피고 공직사회가 적법하고 합리적인 직무수행을 통해 어려움을 해결하는 역할을 잘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헌법이 부여한 최고감사기구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하겠습니다. 감사원이 흔들림 없이 법과 원칙을 지켜나갈 때 공직사회가 흔들리지 않고 제대로 일 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우리에게 맡겨진 책무를 의연하게 수행해 나갑시다.
다음으로 행정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우리 감사의 품격을 한층 높이는데 각별히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감사 대상인 공직사회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동반자, 적법하고 합리적 직무수행의 지원자라는 자세로 엄정하면서도 유연하게 소통하는 성숙된 감사문화를 만들어 가야겠습니다. 감사원이 신뢰 기반의 새로운 감사 패러다임을 내면화하고 감사대상 기관이 감사원의 변화를 인식하고 서로 신뢰할 때 국정과제 수행을 위한 공직사회의 역량이 극대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 스스로에게는 더욱 엄정한 기준을 적용하고 감사과정에서도 원칙과 절차를 지킴으로써 감사의 품격을 한 단계 높여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업무방식을 혁신하고 감사역량을 높이는 데에도 힘써야 하겠습니다. 코로나19의 확산은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그러한 변화에 내재한 혁신적 요소들은 코로나19를 극복한 이후에도 뉴노멀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종래의 업무 방식에서 과감하게 탈피하여 ICT기술을 활용한 분석과 비대면 감사기법을 최대한 개발함으로써 유연하고 더 효율적인 감사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도록 깊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새로운 감사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감사기법을 충분히 몸에 익히는 것은 물론 감사대상 업무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하고 조직과 개인의 감사역량을 축적하고 함양해 나가는 데에도 최선을 다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감사원 가족 여러분!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우리 앞에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도전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한 마음으로 함께 고민하면서 우리에게 맡겨진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여 우리 앞에 다가오는 도전들이 우리 원과 우리 나라가 더 나은 미래로 나가는 디딤돌이 되게 합시다.
감사합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