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서울경제DB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서울경제DB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서울경제DB
금융 투자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올해 신년사에서 일제히 ‘디지털 대응’을 화두로 내걸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2030 세대를 중심으로 비대면 계좌가 늘어나는 등 금융 투자 업계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하면서 이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는 VIP 서비스 고도화, 그리고 일반 고객 대상 비대면 서비스 강화 ‘투 트랙’ 전략을 통해 지난해 경험했던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006800) 수석부회장은 4일 신년사에서 세계화(globalization), 리스크 관리(risk management), 기회(opportunity), 자산관리(WM), 기술(technology), 고품질(high quality)의 앞글자를 딴 ‘GROWTH’를 핵심 경영 전략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의 사조인 ‘금융 수출’을 도모하면서도 WM 고도화와 디지털 역량 강화를 함께 추진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 수석부회장은 “VIP 비즈니스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등 컨설팅 기반의 비즈니스 구조를 강화하자”면서도 “2021년을 ‘디지털 미래에셋’의 원년으로 삼아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자”고 강조했다.
NH투자증권(005940)과 한국투자증권도 ‘디지털 전환’을 핵심 화두로 제시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는 “전통적 서비스의 디지털화에 적극 나서는 한편 인적 자문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하이엔드 서비스에서 우리의 차별적 포지셔닝을 강화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누구든 언제든 어디서든 디지털 혁신의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이를 현실화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는 ‘디지털 혁신의 일상화’를 실천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는 “디지털 기반의 사업 역량 및 플랫폼 기반 사업 모델 혁신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중심의 지속 가능 경영 체계 강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궈밍쩡 유안타증권(003470) 대표는 “범아시아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 투자 서비스 강화와 디지털 금융의 가속화에 대응해 빠르게 변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진=이베스트투자증권
최석종 KTB투자증권 대표이사,/사진=KTB투자증권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서울경제DB
중소형 증권사들은 대체 투자 등 각자의 전문 분야를 중심으로 자본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석종 KTB투자증권(030210) 대표는 “지난해 KTB 뉴욕법인을 계열사로 편입해 해외 대체 투자 교두보를 마련했다”며 “계열사와 연계한 전략 투자 확대 등으로 독자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하고 대형 투자자와 우량 자산 보유자를 적극 유치하겠다”고 선언했다.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대표는 “우리가 아직은 초대형 증권사와 맞붙어 경쟁할 수는 없다”며 “차별화된 틈새시장을 찾아 우리만의 시장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재택 한양증권(001750) 대표는 “2021년에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비롯한 IB·채권·트레이딩은 한양증권의 전략 과목이자 고득점 종목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서는 연금 시장 개편에서 기회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신년사에서 “부동산 일변도의 가계 자산과 확정 금리에만 치우친 연금 자산 배분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에셋플러스가 이런 변화 속에 큰 역할을 하겠다는 자신감과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