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에어비앤비 대박이 여행업계에 주는 교훈

최성욱 문화레저부 기자


지난 연말 글로벌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의 기업공개(IPO) 소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격탄을 맞은 전 세계 여행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에어비앤비의 기업 가치는 상장 첫날 시가총액 100조 원을 돌파했다. 호텔 체인 메리어트와 힐튼의 시총을 합한 것보다 크고 세계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익스피디아의 다섯 배에 달하는 규모다.

전 세계적으로 여행 수요가 급감하는 와중에도 강력한 투자 욕구를 불러일으킨 에어비앤비의 강점은 무엇일까. 우선 꼽을 수 있는 것은 수익 구조다. 부동산을 소유하는 대신 여행객과 숙박 시설을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에어비앤비의 사업 모델은 유지비가 거의 들지 않는 플랫폼 사업체의 장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숙박 시설을 직접 보유·관리할 필요가 없으니 그에 따른 리스크에서도 자유롭다.


하지만 무엇보다 주목되는 이 회사의 강점은 시장 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유연함이다. 에어비앤비는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하자 전체 직원의 25%를 정리 해고하고 국내 여행에 초점을 맞춘 근거리 여행을 부각시켰다. 그 결과 에어비앤비는 부진했던 실적을 3·4분기에 흑자로 전환해 위기관리 능력을 입증했다. 상장 대박을 터뜨린 비결이다.

에어비앤비의 사례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여행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해 연말까지 국내 여행사 1,000여 곳이 문을 닫았고 정부 지원금이 끊기는 올해 초부터 추가 연쇄 도산과 함께 대규모 인력 구조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올해도 코로나19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은 이전처럼 자유로운 여행이 재개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에도 생존의 길은 있다. 에어비앤비뿐만 아니라 국내의 일부 스타트업들은 여행객의 취향이나 목적에 따라 차별화된 ‘맞춤 여행’으로 여행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고 대형 여행사도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하는 등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발발한 지 1년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도 이러한 시도는 극히 일부에 국한돼 있다는 점이다. 여행사들의 보다 적극적인 생존 전략 모색이 필요한 이유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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