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 10곳 중 6곳 이상이 신규 고용 규모를 전년 수준으로 동결하거나 오히려 축소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41.8%는 설비투자를 전년 수준으로 묶거나 줄일 것이라고 답했고 절반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이 0%~5.0%에 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신축년(辛丑年) 새해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는데다 상법·공정거래법 개정 등 기업 활동에 족쇄를 채우는 ‘규제 3법’이 도사리고 있어 ‘방어 경영’에 나서는 모양새다.
서울경제가 4일 삼성·현대차·SK·LG 등 국내 주요 기업 119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도 경영계획 설문’에서 기업의 60.7%는 올해 신규 고용 규모가 전년 대비 0%(전년과 동일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했고 1.7%는 되레 1~5% 줄일 것이라고 답했다. 6% 이상 고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11.1%에 그쳤다. 가장 많은 35%는 올해 설비투자를 전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했으며 29.9%는 투자를 5% 이내로 묶기로 했다. 투자를 11% 이상 늘리겠다는 기업은 12.8%에 머물렀다.
매출·영업이익 등 경영 실적도 보수적으로 잡았다. 기업의 40.7%는 올해 매출 규모가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한 1~5%에 그칠 것이라고 했고 11%는 지난해 수준일 것이라고 답했다. 기업의 절반 이상은 외형 성장이 5% 이내로 제한될 것으로 본 것이다.
올해 기업 경영에 가장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는 글로벌 기업들의 공세 등에 따른 산업 경쟁력 약화(26.3%), 거버넌스 규제 입법(24.6%), 미중 무역 분쟁(20.3%)을 우선 꼽았다.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 54.6%가 ‘규제 개혁’을 꼽았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우리 기업의 올해 관심사는 불확실성 확대에 대한 우려”라며 “과감한 투자 등 공격 경영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보수적 경영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