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가스, 육포, 오징어 링 같은 식품을 만드는 데 대체육 기술을 이용함으로써 실제 고기로 만든 것과 맛은 비슷하지만 가격은 더 저렴한 제품을 만들겠습니다.”
윤소현(사진) 바이오믹스테크 대표는 4일 서울경제와 만나 대체육 기술이 최근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현재 가공육 시장 일부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믹스테크는 콩 단백질, 곤약, 밀 단백질 등 100% 식물성 재료를 이용해 대체육을 만든다. 예전에는 맛이 실제 제품과 차이가 커 채식주의자들이 주로 소비했지만 이제 맛이 실제 제품과 별반 차이가 없어 일반 소비자들도 찾기 시작했고, 특히 대량 축산에 따른 환경 파괴와 항생제 남용과 같은 문제가 제기되면서 대체육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대체육으로 만든 돈가스·떡갈비 등은 이제 실제 맛과 유사할 뿐만 아니라 생산 단가도 앞으로 더 저렴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 제품은 이미 상용화에 성공해 판매되고 있다. 윤 대표는 “대체육으로 만든 ‘치킨 너겟’ ‘떡갈비’ ‘함박스테이크’ 280g 제품 가격은 1만 원 정도로 가공육 제품보다 비싸지만 생산기술 개선을 통해 가격을 더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콩 단백질 조합 원천 기술로 다양한 제품도 응용할 수 있다. 현재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해 육포와 통조림 참치, 치즈, 우유도 개발하고 있다. 완두콩 단백, 쌀 단백으로 만든 대체 육포는 현재 개발 완료 단계인데 생산원가는 실제 육포보다 저렴하고 맛은 사실상 구별하기 힘든 수준이다.
윤 대표는 “가공육 분야에서는 90% 정도 따라왔다고 생각한다”며 “질 낮은 고기를 이용해 가공육을 먹는 것보다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해 만든 대체육이 낫다는 인식이 점차 시장에 자리 잡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의 대체육 기업 비욘드미트는 지난해 1·4분기 141%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맥도날드 역시 올해 대체육으로 만든 햄버거를 선보일 예정이다.
배달의민족·쿠팡 등에 초기 투자한 미국의 알토스벤처스도 지난해 말 이 회사의 초기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윤 대표는 “투자금을 바탕으로 경기도 남양주시에 신공장을 세워 생산을 늘릴 계획”이라며 “우선 중장기적으로 햄버거 패티 등 가공육을 패스트푸드 기업들에 납품하고 학교급식 분야로도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끔 연구개발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대학에서 파이프오르간을 전공한 그는 미국 유학 중 아이스크림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시작하다 지난 2014년 외국인투자법인으로 바이오믹스테크를 설립했다. 그는 “비전공자였기 때문에 발휘할 수 있었던 상상력이 사업을 하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됐던 것 같다”며 “친환경으로 빠르게 변하는 식품 업계에서 국내 대표 대체육 기업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