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이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첫 접종자인 82세 남성이 4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포드의 한 병원에서 주사를 맞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백신은 한국이 처음으로 들여오는 백신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날 한국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백신의 품목허가 신청을 받은 후 심사에 착수했다. /AP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이어 화이자 백신도 오는 2월 말부터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신속하고 정확한 백신 접종을 위해 8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을 구성하고 이달 중 세부 접종 계획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아울러 당초 올해 3·4분기 들어올 예정이던 화이자 백신의 물량 일부도 다음 달로 앞당겨 도입하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화이자 백신 물량 일부를 2월부터 들여오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총리실 관계자는 “화이자 백신을 2월에 도입하는 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안다”고 확인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2월 말부터 의료 기관 종사자와 요양 병원, 요양 시설 등에서 거주하는 어르신의 백신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명단 파악과 사전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이 가장 먼저 접종되고 요양 병원 등 고위험 의료 기관의 종사자와 어르신 등이 1순위 접종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2월 아스트라제네카 초기 백신 물량의 국내 도입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진행될 백신 도입·배송·접종 등에 만전을 기해 신속한 접종과 사후 관리가 이뤄지도록 대비할 방침이다. 정 총리는 이날 서울시청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질병관리청은 백신이 도착하는 순간부터 배송, 보관, 접종, 사후 관리 등 전 과정을 한 치의 빈틈이 없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아울러 “미국과 유럽의 주요 국가가 3주일여 전부터 접종을 시작했으나 사전 준비가 부족해 접종이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보도가 있다”며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시작될 우리 백신 접종에는 결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방역 당국은 물량 확보와 안정적인 접종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방역 당국은 1차 접종 대상자인 고위험 의료 기관 종사자와 어르신에 대한 빠른 접종을 위해 해당 기관과 관련한 명단 파악 등 사전 준비에 나섰다. 아울러 8일 국무총리 훈령 제정 시행에 따라 방대본 내에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을 출범하고 예방접종을 위한 신속 대응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추진단은 예방접종관리반·상황총괄반·자원관리반 등 3개 반 9개 팀, 피해보상심사반·전문가위원회로 구성·운영될 예정이다. 정 본부장은 “1차적으로 들어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물량은 국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한 제품을 공급 받는 것으로 진행해 초기 물량을 받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국내에 공급하기로 한 2,000만 도즈에 대해서는 가급적이면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을 받는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들여오는 방식이 아닌 국내 생산 제품을 공급 받아 속도와 안전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인플루엔자(독감) 유행 시기인 11월 이전까지 백신 접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 국내 유통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아데노바이러스 벡터를 활용한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냉장 보관이 가능해 기존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지만 화이자 백신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으로 개발돼 통상적인 의약품과 비교해 훨씬 낮은 영하 70도에서 유통돼야 하기 때문이다. 정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가장 시간이 걸리고 어렵게 생각하는 부분은 아무래도 처음 접종하는 mRNA 백신”이라며 “현재는 접종센터를 설치해 접종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는데 이 준비가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고 난도가 있는 준비 사항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면서 매뉴얼을 만들고 정리가 되면 접종 인력에 대한 교육과 훈련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