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온(溫)경영'...취약계층에 3개월간 40만끼 제공

취약계층 '끼니 해결사'로 나선 SK
최태원 회장 "대재난은 사회 약한 곳 무너뜨려"
영세 음식점서 도시락 사 결식 취약계층 지원

윤남순 남촌상인회 회장이 노숙인을 위한 무료급식소인 명동밥집에 보낼 도시락을 포장하고 있다./사진제공=SK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무료 급식소가 문을 닫아 끼니를 해결하지 못하는 취약 계층 지원에 나섰다.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으로 손님이 줄어든 영세 음식점에서 도시락을 사 전달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결식 우려 계층 지원 문제는 최태원(사진) SK 회장이 지속적으로 관심으로 가져온 분야기도 하다.


SK는 5일 취약 계층과 영세 음식점을 지원하는 ‘한끼 나눔 온(溫)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한끼 나눔 프로젝트는 SK가 영세 식당들에 도시락을 주문하고 그 도시락을 복지시설 운영 중단으로 식사가 어려운 취약 계층에 제공하는 상생 프로젝트다. SK는 향후 3개월을 긴급 지원 기간으로 정해 독거노인 등에게 40만여 끼니를 제공할 계획이다. SK는 코로나19로 사용하지 않은 그룹 신년회 비용을 한끼 나눔 프로젝트에 활용할 예정이다.

SK가 ‘끼니’에 관심을 보인 것은 이번 코로나19 사태 때문만은 아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을 돕기 위해 최 회장은 이미 지난 2016년 행복얼라이언스 결성을 제안했고 지난 4년간 2만여 명에게 100만 끼를 제공했다. 최 회장은 1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신년 인사에서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같은 대재난은 사회의 가장 약한 곳을 무너뜨린다”며 “우리 역량을 활용해 당장 실행 가능한 일부터 시작해 보자”고 제안한 바 있다.

SK는 이달부터 서울 중구 명동과 회현동 중소 음식점에 도시락을 주문하고 이 도시락을 천주교 서울대교구에서 운영하는 무료 급식소 ‘명동밥집’에 지원할 예정이다. SK는 노숙인과 결식노인 500여 명에게 매일 도시락을 제공할 계획이다. 예산이 부족해 무료 급식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경기도 성남 ‘안나의 집’에는 도시락을 하루에 200여 개 더 공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안나의 집에는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무료 급식소가 늘면서 노숙자와 노인들이 몰리고 있다. SK 관계자는 “향후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며 지원 대상 시설과 규모·기간 등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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