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속도 빨라지나...철강·건설 ‘굴뚝주’ 신축년 포효

원자재값 상승·주택공급 확대 전망
문배철강 13%·현대제철 5.7% 올라
대우건설 12.4% 등 건설업종도 강세

5일 코스피가 전날보다 46.12포인트(1.57%) 오른 2,990.57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8.14포인트(0.83%) 상승한 985.76, 원·달러 환율은 5원 50전 오른 1,087원 60전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건설·철강 등 ‘굴뚝주’로 불리는 종목의 주가가 연초부터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힘입어 글로벌 경기가 빠른 속도로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원자재 가격 상승, 주택 공급 확대 등의 변수가 어우러져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 코스피 건설업지수는 전일 대비 3.83% 올랐다. 코스피지수 상승률(1.57%)을 크게 웃도는 성과다. 대우건설(047040)(12.43%), HDC현대산업개발(294870)(6.65%), GS건설(006360)(5.12%) 등이 상승하며 업종 강세를 이끌었다. 철강·금속업지수는 5.65%나 올랐다. 문배철강(008420)(13.61%), 현대제철(004020)(5.70%), KG동부제철(016380)(5.35%), POSCO(005490)(4.03%) 등이 동반 상승했다. 전일 전기차 관련 업종들이 국내 증시를 주도한 반면 이날은 이들 업종이 그 바통을 이어받은 양상이다.

최근 인플레이션 기대가 점차 커지면서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들 종목이 움직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기대에 따라 건설·철강 등 주가가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마켓워치에 따르면 10년 동안 시장이 기대하는 인플레이션인 BER(breakeven rate) 수치는 최근 2%를 넘어 지난 2018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는 철강 등 원자재 값을 끌어올렸고 철강주 주가의 온도를 높이는 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홍성우 KB증권 연구원은 “12월 한 달 동안 열연 스프레드(제품 가격-원재료 가격)가 37% 급등하면서 철강 업종 투자 심리를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일부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 낭보,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방침 등도 호재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있다. 김승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와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의 공급 확대 방안이 주가 상승의 이유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들 업종이 전반적으로 추가 상승의 여력이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다만 단기간에 주가가 튀어 오른 만큼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 연구원 “건설주는 업황의 개선 기대로 저평가가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다만 일부 종목은 목표가를 이미 넘어서는 등 너무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도 있다”고 말했다. 홍 연구원은 “철강 업종은 수익성이 점차 개선되고 있어 오는 3월 전까지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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