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협회 “코로나병동 간호사 격무 속 감염 속출…인력 늘려달라”

정세균 총리에게 요청
간호인력은행 구축도

대한간호협회가 코로나19 전담병원 등에서 격무에 시달리다 감염되는 간호사가 늘고 있다며 ‘2시간 근무, 2시간 휴식’이 지켜질 수 있도록 간호사 배치를 확대해달라고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요청했다.

신경림 간호협회장은 지난 4일 오후 코로나 전담병원 등에 파견될 간호사들에게 개인보호구 착·탈법 실습교육을 하고 있는 협회를 방문한 정 총리에게 “간호사들이 지쳐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감염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같이 건의했다고 5일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4일 오후 대한간호협회를 방문해 신경림 협회장과 함께 파견 간호사 개인보호구 착·탈법 실습교육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대한간호협회

이와 관련, 한 코로나 전담병원 간호사는 “최근 (요양병원 등에서 집단감염된) 스스로 거동하거나 식사하지 못하는 노인 입원환자가 크게 늘어나 방호복으로 중무장한 채 근무시간 내내 쉴 틈 없이 움직여도 업무량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간호인력이 지금의 최소 2배는 돼야 하는데 환자를 더 받으라는 요구만 있어 상황이 너무 절망적”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또 코로나19 유행 장기화와 또 다른 공중보건위기에 대비하려면 협회가 퇴직·이직 간호사 인력자료은행(데이터뱅크)을 구축·운영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제안했다. 그는 “코로나 장기화에 대비하려면 자원자 모집이라는 현행 방식으로는 간호사들을 (중환자실·응급실 근무경력 등을 고려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경력을 알아야 필요한 병원에 연결시켜주고 재취업도 알선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은 지방의료원 등 코로나 전담병원 간호사들에 대한 정부의 수당 지원도 요청했다. 앞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는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지방의료원 간호사는 월 23일 근무(밤근무 6회)해도 총 257만여원의 급여를 받는데 파견 간호사는 비슷한 23일 근무(밤근무 2회) 조건에서도 700만원(위험·전문직수당 240만원)가량을 받아 사기저하와 박탈감이 심각하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정 총리는 “최근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의료 인력이 부족해진 가운데 전국에서 5,000명이 넘는 분들이 코로나19 간호사 모집에 지원하는 등 코로나로 지친 국민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주고 있다”고 격려한 뒤 근무여건 개선을 약속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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