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C 연중 거래대금, 지난해 사상 첫 1조원 돌파

전년比 28.9% 증가한 1.27조원
"세제·유동성 등 맞물려" 해석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 주식 거래 시장인 K-OTC의 연중 거래대금이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해 K-OTC의 연간 거래대금이 전년보다 28.9% 증가한 1조 2,766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51억 5,000만 원으로 지난 2019년(40억 3,000만 원)보다 27.9% 늘어났다. 일평균 거래량 역시 전년(64만 8,573주)에 비해 61.8% 늘어난 104만 9,548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는 “소액 주주에 대한 양도세 면제와 증권거래세 인하 등 세제 혜택, 주식 시장의 유동성 증가,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 증대로 거래 규모가 2016년 이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는 중소·벤처·중견기업이 전체 거래대금의 90.7%을 차지하며 K-OTC 시장 거래를 주도하고 있다. 양도세제 영향이라는 해석이다. 지난 2005년부터는 벤처기업, 2018년부터는 중소·중견기업 주주에게 양도세를 면제해주고 있다.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시가총액은 2019년 말에 비해 2조 7,725억 원 늘어난 17조 438억 원으로 조사돼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K-OTC를 통해 조달한 자금 역시 전년보다 105.3% 증가한 5,153억 원으로 나타나 2016년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유상증자(4,760억 원)를 통한 자금 조달이 가장 활발했으며 전환사채(326억 원), 신주인수권부사채(67억 원)가 그 뒤를 이었다.

거래 기업 수는 2019년과 동일한 135개사지만 지난 2017년(119개사)부터 꾸준히 증가세다. 지난해 새로 K-OTC에 들어온 기업은 총 12개사로 나타났다. 8곳이 지정 동의서를 제출하거나 직접 등록 신청을 함으로써 시장에 진입하는 등 기업의 자발적인 시장 진입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한편 지난해 K-OTC 거래 기업 중 유가증권·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총 2곳이다. 지난해 3월 코스닥에서 거래를 시작한 서울바이오시스, 그리고 지난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에이플러스에셋이 K-OTC를 거친 기업들이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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