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최강 한파에 폭설까지 겹친 7일 전국 곳곳에서 교통대란이 빚어진 가운데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로에서 한 경찰관이 눈길에 멈춘 차량을 밀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지난 6일 한반도를 강타한 북극발 최강 한파와 폭설로 전국 곳곳에서 극심한 교통대란이 잇따랐다. 주요 지방자치단체들은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고 제설 작업에 나섰지만 예고된 한파에 늑장으로 대응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7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전날 수도권에 폭설과 한파가 몰아치면서 서울·경기·인천 주요 도로에서 극심한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체감온도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한파에 폭설까지 겹친 탓에 출퇴근길 시내 주요 간선도로는 차량들이 오도 가도 못하면서 삽시간에 주차장으로 변했다. 6일 내린 눈은 7일 새벽 출근길까지도 제대로 치워지지 않아 지자체의 안일한 대응을 비난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경기 용인시에서 서울 종로구로 출퇴근하는 최 모 씨는 “평소 차량으로 1시간 걸리는 퇴근길인데 오늘은 출근길에 버스를 타고 2시간 넘게 걸려 지각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적설량이 적었던 다른 지자체도 도로 곳곳에서 심각한 정체가 잇따랐다. 부산에서는 적설량이 1㎝를 기록했는데 새벽에 내린 눈이 그대로 얼면서 주요 도로 곳곳에서 출근길 교통대란을 일으켰다. 0.7㎝의 눈이 내린 대구에서도 주요 간선도로의 차량 통행이 제한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대구시는 이날 새벽에서야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고 폭설 취약 구간에 제설제를 집중 살포했다.
인천에서는 한파에 강풍까지 동반되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5㎝ 안팎의 적설량을 기록한 인천에는 바닷길이 막히고 한밤중에 정전까지 발생했다. 서해 먼바다에 풍랑경보가 발효되면서 인천과 백령도를 잇는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고 전날 자정 무렵에는 강화도 양도면 일대 주택과 농가에 전기가 끊겨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전남에서는 구례군 성삼재와 진도군 두목재 도로 일부가 폭설로 통제됐다. 강풍특보까지 내려지면서 이날 운항 항공편이 없는 무안공항을 제외한 광주공항과 여수공항에서는 항공편이 줄줄이 결항 사태를 빚었다. 이날 오전까지 평균 11.7㎝의 적설량을 기록한 전북은 도내 426개 도로에 제설 작업을 실시하는 한편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교육청에 휴교를 요청했다.
정부의 늑장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전 3시에야 비상 대응 지침에 따라 대설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대응 수위를 1단계에서 2단계로 상향했다. 서울시도 전날 수도계량기 동파 예방을 위해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시민들에게 폭설에 대비하라는 안내는 공지하지 않았고 이날 오후 2시경 한파경보에 맞춰 24시간 상황실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행안부의 재난대응 운영규정에 따르면 비상 1단계는 대설주의보가 발령된 시·군·구가 3곳 이상인 시·도가 전국에 4곳 이상일 때 가동된다. 대설경보가 내려진 시·군·구가 3곳 이상인 시·도가 전국에 4개 이상이 되면 비상 2단계를 발령한다. 하지만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할 수 있는 상황에서 선제적인 조치에 나섰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나온다.
이번 추위는 8일 오전 절정에 이른 뒤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중부지방은 아침 기온이 영하 20도 안팎으로 떨어지고 일부 내륙 지방에는 영하 25도의 강추위가 예상된다. 서울은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7도, 체감온도는 영하 24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주말까지 서해안과 제주도에 최대 10㎝의 눈이 오고 호남 내륙과 충청 내륙에도 폭설이 예상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지성기자 전국종합 engi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