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야경./사진출처=DDP 홈페이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사우디 아라비아의 압둘라국왕석유연구조사센터./사진출처=위키피디아
유려한 곡선이 밤이면 우주선처럼 빛나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날아가는 새를 닮은 독일 비트라 소방서, 이탈리아 최초의 현대 미술관인 로마 현대미술관, 중국의 보석이라 불리는 광저우 오페라하우스 등은 모두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1950년-2016년)의 작품이다.
세상 많은 사람이 하디드가 종이 위에 그린 건물은 진짜 건물이 될 수 없을 것이라 비웃었지만 하디드는 개의치 않고 시도해 끝내 모든 상상을 현실 세계에서 구현해냈다. 하디드의 건축물들은 하나 같이 대담하면서 역동적이고, 화려하면서도 섬세하다.
하디드는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태어났다. ‘여자가 무슨…’이라는 남성 중심 사회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어린 시절부터 호기심을 갖고 세상을 구석구석 살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스스로 생각해냈고, 좋아하는 일을 마음에 두고 목표로 삼아 열심히 공부했다. 쉽지 않은 길임에도 꿋꿋이 걸었고, 늘 당당했다. 그 결과, 하디드는 사람들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드는 놀라운 건물은 세계 곳곳에 남겼다.
북극곰 출판사의 그림책 ‘자하 하디드’는 이 같은 하디드의 생애를 어린이들에게 소개하는 책이다. 건축가이자 화가, 작가인 빅토리아 텐틀러 크릴로프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직접 쓰고 그렸다.
클릴로프는 러시아에서 태어나 고등학생 때 미국으로 가족과 함께 이주한 후 건축과 어린이 책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크릴로프는 책을 통해 하디드가 어떻게 성장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세계적 건축가가 됐는지 친절하게 알려 준다.
특히 하디드가 어린 시절부터 꿈과 열정을 잃지 않고, 타인의 비판이나 지적보다는 자기 자신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인 결과 세계 건축사에 오래도록 남을 건축가가 될 수 있었다고 강조하는 방식으로 아이들의 꿈을 응원한다. 1만4,000원.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