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인터넷 중국화’도 가속…반정부 시위 정보 올린 사이트 차단

HK크로니클 홈페이지/SCMP

홍콩 경찰이 반정부 시위와 관련된 인터넷 사이트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차단했다.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홍콩에서 인터넷사이트가 차단된 것은 처음이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명보 등에 따르면 홍콩보안법 전담 부서인 국가보안처가 지난 6일 밤 ‘HK크로니클(HKChronicles)’ 사이트를 차단했다. SCMP는 이에 대해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최근 범민주진영 인사 55명을 무더기 체포된 데 이은 조치로 보인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홍콩도 중국처럼 인터넷 통제사회로 가는 셈이다.


HK크로니클은 지난해 범죄인 송환법 반대 시위와 관련한 기사, 사진, 영상과 함께 경찰 1만여명과 친중 인사들에 관한 개인 정보 등을 게재해 홍콩 당국에 ‘눈엣가시’처럼 여겨져 왔다. HK크로니클의 운영자는 지난 6일 밤부터 이용자들의 사이트 접속이 어려워졌으며, 인터넷망 사업자들이 이용자들의 접속을 차단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버를 임시로 다른 곳으로 옮겼으며, 8일부터 가상사설망(VPN)을 통해서는 사이트에 접속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와 관련 공식 확인을 거부했다. 그러나 경찰 대변인은 홍콩보안법 43항에 따라 경찰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접근 차단을 망사업자들에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홍콩 야권에서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제임스 투 전 입법회(의회) 의원은 명보에 경찰에 관한 정보를 게재하는 게 어떻게 홍콩보안법 위반이냐면서 “이제 당국이 좋아하지 않는 어떤 것도 보안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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