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 폴랙 부에노스아이레스 의대 소아과 교수 등 아르헨티나 연구팀이 지난 6일 의학저널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한 논문(DOI : 10.1056 / NEJMoa2033700)에서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에게 어떤 회복기 혈장을 언제 투여하는 지가 중요한데 노인을 대상으로 한 이번 임상연구에서 가벼운 증상이 나타난지 72시간 안에, IgG 항체 활성도가 높은 회복기 혈장을 투여하면 중증으로 진행하는 것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초기 증상이 나타난 노인 160명을 2개 군으로 나눠 72시간 안에 완치자의 회복기 혈장 또는 위약(가짜 약, 이번 연구에선 식염수)을 투여한 뒤 심한 호흡곤란 등으로 얼마나 진행되는지를 비교분석했다. 심한 호흡곤란의 기준은 분당 30회 이상의 호흡률 또는 산소포화도 93% 미만으로 잡았다.
임상연구 대상자는 코로나19에 걸린 75세 이상 노인 또는 하나 이상의 만성질환(고혈압·당뇨병·비만·심혈관질환, 만성 신부전·폐쇄성폐질환)으로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65~74세 노인이다. 평균 나이는 77.2세(45%는 65~74세, 55%는 75세 이상)였다. 코로나19 초기 증상은 발열, 오한, 마른 기침, 호흡곤란, 피로, 근육통, 식욕부진, 인후통, 콧물(코점막에서 맑은 점액이 다량으로 흘러나오는 현상) 등이다.
연구 결과 위약 투여군은 31%(80명 중 25명)가 투여 후 12시간~임상연구 참여 15일 사이에 심한 호흡곤란으로 진행됐다. 반면 회복기 혈장 투여군은 16%(80명 중 13명)가 심한 호흡곤란으로 진행됐다. 진행률은 투여한 회복기 혈장의 항체 활성도가 중앙값 이상이면 8%, 중앙값 미만이면 21%로 상당한 차이가 났다. 회복기 혈장 투여군은 심한 호흡기질환으로 진행될 위험도가 위약 투여군보다 48%(항체 활성도가 중앙값 이상 73%, 미만 31%) 낮았다. 회복기 혈장의 항체 활성도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한 면역글로불린G(IgG)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인공호흡기 치료, 쇼크, 다장기 기능장애증후군 등 생명을 위협하는호흡기·전신질환으로 진행하거나 사망한 노인은 회복기 혈장 투여군 9%(7명), 위약 투여군 15%(12명)였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신종 바이러스여서 처음 감염되면 인체의 면역계가 적으로 인식하지 못해 면역반응이 늦게 나타난다. 하지만 감염 전 백신을 투여해 학습이 이뤄지거나 감염 후 회복기 혈장, 항체치료제를 투여하면 면역반응이 빨라진다.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 표면에 달라붙어 사람 세포를 침투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중화(中和)항체나 감염된 세포를 먹어치우는 면역세포가 활성화되거나 그런 기능을 하는 항체 등이 직접 투여되기 때문이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