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공급' 겹규제가 '패닉바잉' 불러…임대차법 재검토·정비사업 완화 필요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군불때는 당정]
■ 매물 끌어내려면...전문가 진단
세금 10~20% 인하로 효과 없어
'언제든 집 매입 가능' 시그널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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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서울경제DB

“지금 부동산 시장에 부과되고 있는 세금은 중과를 넘어 ‘중중과’ 수준입니다. 양도소득세를 완화하려면 파격적으로 해야지 10~20% 내리는 걸로는 다주택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없습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

당정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조치 완화 검토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규제를 대폭 풀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가 현재 시행하고 있는 수요 및 공급 억제 카드가 오히려 불안 심리를 자극시켜 ‘패닉 바잉(공황 매수)’을 부추기고 있어서다. 대출 및 재개발·재건축 규제 등 각종 겹 규제를 완화해 앞으로 공급은 넘쳐나며 대출을 활용해 언제든 집을 매입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시장에 매물이 풀리려면 양도세 완화 강도가 더 세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심 교수는 “양도세 완화 자체보다 완화의 정도가 훨씬 중요하다”며 “10%포인트 안팎의 완화라면 효과가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현재 고가 아파트의 양도 차익은 매우 높다. 양도차익이 10억 원이라고 치면 6억~7억 원 정도는 세금으로 내야 한다”며 “이를 2억~3억 원 수준으로 획기적으로 낮추지 않는 한 지금처럼 계속 본인 소유로 쥐고 있거나 차라리 증여세를 내고 자식에게 물려주는 상황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아파트 증여 건수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1월 전국에서 이뤄진 아파트 증여 건수는 총 8만 1,968건을 기록했다.

덧붙여 전문가들은 전국 ‘불장(불 같은 상승장)’을 잠재우려면 겹겹이 쌓인 규제도 대폭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억제하면서 오히려 시장에서는 지금 아니면 영영 내 집을 못 산다는 불안 심리가 팽배해 있어서다. 실제 공공 주도의 주택 공급은 한계가 뚜렷하다. 거듭된 대출 규제는 오히려 공황 매수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심 교수는 “지금 서민들을 가장 괴롭히는 문제가 바로 전세난인데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세 수요를 줄이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이는 전세 수요를 매매로 돌리면 가능하다. 방법은 실거주용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자에게는 대출 규제를 완화해주고 다주택자 양도세도 파격적으로 푸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비 사업 규제 완화도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주택 시장은 현재 수요·공급의 문제가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라며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밖에 실거주 의무 규정 등 부동산 시장을 옥죄는 정책도 실효성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은 “임대차 보호 3법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임대주택 사업자에게 혜택을 줘서 민간에서 양질의 임대주택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공공은 공공에서 담당하되 민간에서도 공급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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