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큐어앰배서더호텔 홍대
지지부진하던 홍대 머큐어앰배서더호텔 매각이 속도를 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소식이 전해지면서 관광 산업 회복을 대비해 선제적인 매수세가 나왔다는 평가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마포구 동교동에 위치한 홍대 머큐어앰배서더호텔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현재 실사하고 있다. 매각 주관사는 존스랑라살(JLL)이다.
홍대입구역 인근 알짜 부지에 위치한 이 건물은 지하 6층~지상 18층, 연면적 1만7,059㎡(약 5,160평) 규모로 지난해 8월 준공됐다. 프랑스 호텔 체인 어코어(accor) 그룹의 머큐어호텔이 들어서 있으며 지하 일부와 지상 1층~2층은 민영주차장과 엠테라스 뷔페, T팩토리 등 다른 임차인들이 사용 중이다.
건물의 소유주는 홍대입구 동교동 프로젝트금융투자(PFV)로 지난 2015년 2월 480억 원에 부지를 매입했다. 현재 PFV의 보통주 최대주주는 보통주 62.68%를 보유한 홍콩 투자회사 네네카 라티노아메리카 리미티드다. 최근 리테일과 호텔 부동산의 담보 대출까지 막히면서 리파이낸싱(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매각에 서두르는 모습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9년 말 한 차례 매각 기회가 있었지만 가격 협상을 진행하다 불발됐다”며 “홍대-합정 지역은 포스트 명동으로 주목받으며 젊은 층 수요가 꾸준히 있는 곳으로 코로나 사태가 아니었다면 훨씬 비싼 가격에 매각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수자로 나선 현대자산운용은 ‘포스트 코로나’를 염두에 두고 저가 매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SK텔레콤 등 상업시설이 함께 입점해있는 홍대 머큐어 호텔 건물의 경우 최소운영수입보장(MRG)도 깔려 있어 최소한의 임대료가 꾸준히 들어오는 상황이다.
다만 시장에 매물로 나온 다른 호텔들은 여전히 대부분 부동산 개발사가 민간주택 등으로 용도변경 할 목적으로 사들이는 추세다. 강남 르메르디앙호텔, 강남 쉐라톤 팔래스 호텔, 종로 아벤트리 호텔 등이 대표적이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명동 티마크호텔도 많은 개발사들이 관심을 가졌지만 개발제한 구역에 묶여있어 매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며 “머큐어 호텔은 가격 대비 입지가 좋아 이례적으로 거래가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