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체육인 생존 벼랑끝...대한체육회가 나서야"

대한체육회장 출사표 이종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지도자·강사·선수 처우개선 필요
헬스장 운영자 사망 등 안타까워
당선 땐 특별체육재난지원금 확보
0.3% 불과한 예산 2배로 높일 것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이종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서울경제 DB

“최근 헬스장을 운영하는 체육인이 안타깝게 숨지기도 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체육인들의 애로가 말도 못할 정도로 큽니다. 대한체육회가 ‘코로나 전쟁 사령부’가 돼 지도자·강사·선수 등 체육인들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리고 국민 건강과 체력을 책임져야 합니다.”

이종걸(64·사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은 10일 서울 공덕역 주변 한중문화협회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문화·예술·관광 업계 못지않게 체육인의 생존권이 벼랑 끝에 몰려 위협 받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항일 독립투사인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로 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다 5선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9년간 대한농구협회장을 역임하고 대한체육회 이사와 법제상벌위원장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오는 18일 치러지는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그는 “이기흥 회장이 ‘정치인이 왜 대한체육회장을 하려고 하느냐, 정치의 체육 개입을 막아 체육 독립을 이뤄내겠다’고 하는데 IMF 때보다 더 어려운 코로나 전쟁기에 코로나에 대응하는 태스크포스 하나 꾸리지 않고 왜 수수방관만 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체육회가 힘을 가지려면 국회와 정부와 협력하고 끌어갈 수 있는 힘 있는 회장이 나와야 한다”며 “저는 농구협회장을 지냈고 FC안양(안양시민 프로축구단) 창단에도 주도적 역할을 하고 대한체육회 활동과 집권당 원내대표를 한 경험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준체육인 출신의 힘 있는 정치인으로서 당정청과 긴밀히 협의해 특별체육재난지원금을 확보하고 현재 정부 예산의 0.3%에 불과한 체육 예산을 담뱃세 일부와 로또 기금 편입 등으로 두 배로 늘리고 지역체육진흥법과 체육복지공제회법을 제정해 선수 지도자 일자리 창출과 체육인 처우 개선에 나서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이종걸 후보가 국회 앞에서 실내 체육 시설의 고위험 시설 지정을 재고하라고 요구하는 1인 시위에 체육인들이 동참하고 있다.

그는 또 체육을 국가 주요 정책의 하나로 세우고 스포츠 복지국가 건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상생, 생활체육 온라인 플랫폼 구축, 체육 사랑 기부금 제도와 체육 활동비 소득공제, 종목 단체와 지방 체육회 자율 운영, 지방체육특성화대학 육성, 스포츠클럽육성법 제정, 고(故) 최숙현 선수와 심석희 선수 같은 피해 재발 방지를 위한 인권보호 등도 강조했다. 그는 “대한체육회가 이러한 큰 변화를 끌어내는 체육계 컨트롤타워로서 코로나 위기 대응·탈출 대책을 세워 당정청에 호소하고 설득해야 한다. 그런데 현 지도부는 그런 문제 의식이 부족하고 오히려 정부와 부딪히는 것을 자랑으로 삼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체육인이 정치도 하고 정치인 출신 준체육인이 당청청과 소통하며 체육인도 하는 것이지 요즘같은 융합시대에 칸막이를 쳐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체육인의 역할과 관련해 “엘리트 체육인들은 19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월드컵,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은 물론 IMF 때 박세리의 LPGA연못 샷, 최근 손흥민의 유럽 무대 150호골 등 국민들께 자긍심을 줬다. 여기에 생활체육인들은 국민 체력과 건강관리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저는 제 조부님 6형제분이 설립한 신흥무관학교에서 체덕지(體德知)를 내세우며 체육을 중시하고 축구를 필수과목으로 가르쳤던 것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다. 태권도 1단으로 코로나 사태 전 자주 조기 축구와 길거리농구를 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8월부터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으로 활동하는 그는 “이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 개최 추진에 합의했는데도 대한체육회는 아무런 후속 노력을 취하지 않았다”며 “이르면 올해 도쿄 올림픽(7월 23~8월 8일)에서 결정 날 수도 있는 2032년 올림픽 공동 개최를 위해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흥무관학교가 체육을 강조하며 청산리전투, 봉오동 독립 전투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것처럼 체육인이 나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분수령을 앞당기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한편 이번 대한체육회장 선거에는 이 대표 외에도 대한카누연맹회장과 대한수영연맹회장을 역임한 이기흥 현 회장, 서울대 하키팀 선수를 거쳐 중·고교 하키부 감독과 체육시민연대 공동대표를 한 강신욱 단국대 국제스포츠학부 교수, 4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대한롤러경기연맹회장을 한 유준상 대한요트협회장이 경합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대의원과 62개 종목 단체, 17개 시·도 체육회 등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2,170명이 18일 온라인 투표를 진행한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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