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총수家 부당지원한 KPX그룹에 16억원 과징금

"부당지원 수익으로 장남 경영권 승계 발판 마련"

/서울경제DB

KPX그룹 계열사가 양규모 회장 일가 회사를 부당 지원해 16억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총수일가 회사를 부당지원한 혐의로 KPX그룹 계열사 진양산업에 과징금 13억 6,200만원, 지원을 받은 CK엔터프라이즈에 2억 7,300만원을 각각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KPX는 1980년대 강제로 해체된 국제그룹을 모태로 둔 화학분야 중견 기업집단이다. 진양산업은 스펀지 제조에 필요한 자재를 매입해 마진을 붙여 베트남 현지 자회사에 수출하고 현지법인은 제품을 생산해 창신·태광실업 등 국내 신발제조업체에 납품해왔다.


공정위 조사 결과 진양산업은 2012년부터 스펀지 원·부자재인 PPG 수출 영업권 일부를 양 회장과 그의 장남 양준영 KPX그룹 부회장이 주주로 있는 CK엔터프라이즈에 넘겼다. 2015년 8월부터는 수출 영업권 전부(평가금액 36억 7,700만원)를 넘겼다.

CK엔터프라이즈의 지분은 양 회장이 6%, 양 부회장이 88%를 각각 보유 중이다. 기존에 부동산임대업을 하던 CK엔터프라이즈는 수출 영업권을 받으면서 2012~2018년 상품수출업으로 42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공정위는 “스펀지 원재료 수출 시장에 CK엔터프라이즈가 아무 노력이나 기반 없이 신규로 진입해 독점적인 사업자로서의 지위를 만들었다”며 “이 회사는 그 수익을 KPX홀딩스 지분 확보에 활용해 동일인 장남의 경영권 승계 발판도 마련했다”고 지적했다.

2011년 5%대에 불과했던 양 부회장의 KPX홀딩스 지분율은 지난해 20% 안팎(양 부회장 10.4%, CK엔터프라이즈 11.24%)으로 올라갔다. 양 부회장→CK엔터프라이즈→KPX홀딩스→KPX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강화한 것이다.
/세종=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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