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연합뉴스
“코스피 3000 달성에 숟가락을 얹을 때가 아니다”라고 정부와 여당을 정조준한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발언과 관련,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숟가락을 함께 들려고 노력해 온 것”이라면서 “코스피 3000 포인트 달성을 슬픈 투기로 몰아가지 말라”고 원 지사를 향해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그간 자본시장이 돈 있는 사람들만의 리그로 오해받고,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해왔다”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특히 우리나라는 해외 주요국과 달리 국민 자산의 70%가 부동산에 자산이 쏠려 있는 기형적인 자산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면서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는 경제의 선순환을 이루기 위한 ‘자본시장 활성화’를 중대 과제로 삼고, 정책 마련을 위해 힘써 왔다”고 강조한 뒤 “증권거래세를 23년만에 낮추고, 공매도 한시적 금지 조치 시행함과 동시에 공매도에 대한 불공정한 부분을 개선하고 있다”고 상황을 짚었다.
아울러 김 의원은 “코스피 3000 달성을 정치적 논란으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면서 “개인투자자들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성장하고 있는 만큼, 주가 상승을 단순히 슬픈 투기로 몰아가는 것은 개인투자자를 ‘묻지마 투자자’로 몰아가는 행위로 비쳐질 수 있다”고 원 지사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여기에 덧붙여 김 의원은 “물론 빚투나 영끌투자는 당연히 경계해야 한다”면서 “최근 주식시장 활성화의 기저에는 1%대 금리와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인한 자금 유입 등 의 요인도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상황을 짚었다.
그는 또 “무엇보다도 실적향상을 위해 노력해온 기업인들과 종사자들의 힘도 컸다고 본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더불어 “지금 분명한 건, 우리 정부와 여야 정치권에서는 불필요한 논쟁보다는 이러한 주가 상승에 따른 대응책을 잘 만들어 내기 위해 여야가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야 할 때라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2021년이 코로나 극복과 경제 회복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
앞서 원 지사는 최근 주가 상승세를 두고 자회자찬하는 정부를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원 지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코스피 3000, 정부 여당은 숟가락 얹을 때가 아니라 실패한 경제정책 수정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서 원 지사는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넘었다. 올 들어 열흘 새 10%가 올랐다. 어느 나라 시장보다도 뜨겁다. 작년 코로나19로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 바닥에서 과감한 매수를 주도한 것이 동학개미(개인투자자)였다”며 “개인투자자들은 성공했고 현명해졌음을 보여줬다. 오랫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경험한 상황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하지만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동학개미가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새 힘으로 더욱 커가길 바라며 주식시장이 국민 재산증식의 무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소득주도 성장과 부동산 정책의 참담한 실패로 경제 분야에서 내세울 것이 하나도 없는 정부군이 동학개미의 활약에 빅 숟가락을 얹는 모습“이라고 쏘아붙였다.
원 지사는 이어 “부동산 가격을 통제하겠다고 달려드는 정치가 위험한 것과 마찬가지로, 주식이 자산 증식의 무대라고 공치사하는 정치 역시 위험천만”이라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원 지사는 “사실 국민이 주식시장으로 몰린 이면에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패가 자리 잡고 있다. 집값 폭등으로 근로소득을 통한 내 집 마련의 꿈이 깨지면서 결국 자본소득을 통해서만 주택소유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는 것”이라며 “이처럼 슬픈 투기가 주가 상승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짚었다.
여기에 덧붙여 원 지사는 “여기에 미국 및 유럽의 양적완화로 작년 미국 주가가 폭등해 주가 수준이 부담스러울 수준으로 높아지고, 백신개발 및 바이든 행정부의 재정부양 기대감에 따른 위험 선호 현상으로 이머징 마켓쪽으로 자본이 몰리면서 개인과 외국인이 쌍끌이로 주가를 견인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이어서 “실물 경제와의 괴리가 높아지는 만큼 추후 주가가 급격한 조정을 받게 될 경우 오히려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위험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도 했다.
원 지사는 또 “주식시장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이지만, 기대감이 실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급격히 하락할 위험도 동시에 있다”며 “실패한 경제정책으로 궁지에 몰린 정부와 여당은 주식시장을 쳐다보면서 자화자찬할 궁리를 할 때가 아니다. 실패한 경제정책 전반을 신속하게 수정해 실물경제를 튼튼하게 정비해야 할 때다. 오늘부터,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