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3) 할머니가 30년간 거주한 비좁은 공공임대아파트를 떠나 조만간 새 거처로 옮긴다.

12일 대구시·시의회 등에 따르면 이 할머니는 올해부터 대구시가 지원하는 새로운 주거공간에서 생활하게 된다. 지난해 9월 김성태 시의원(달서구3)이 대표 발의한 ‘대구시 일제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이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개정된 조례는 위안부 피해자의 생활 안정을 위해 주거공간을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는 이 할머니가 거주할 아파트 전·월세 관련 예산 4억원을 확보하고 적절한 아파트를 찾고 있다.


이 할머니가 새 거처로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희움역사관과 가까운 곳을 희망하는 만큼 중구 일원 20~30평형대 아파트로 이사할 가능성이 높다.

이 할머니가 현재 살고 있는 달서구 39.6㎡ 크기 공공임대아파트는 간병인·요양보호사가 머물 공간이 없고 국내·외에서 할머니를 만나려는 손님이 방문하기도 협소한 실정이다.

한편 이 할머니는 1944년 16세 나이에 대만으로 끌려가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 1993년 일본군 위안부로 등록하고 위안부 문제를 부인하는 일본 정부에 맞서 전 세계를 돌며 증언과 강연을 해왔다. 대구시 관계자는 “최근 전·월세난으로 마땅한 거처를 찾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할머니가 여생을 보낼 새 거처를 최대한 빨리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손성락기자 ss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