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해 11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체결했는데 더 나아가 포괄적·점진적경제동반자협정(CPTPP)에도 들어간다면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의 의의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봅니다.”
류루이(사진) 중국 인민대 응용경제학원 교수는 서울경제와의 신년 해외 특별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그런 무역 플랫폼이 없어서 한중일 FTA를 추진했는데 이제는 그렇게 필요하지 않게 됐다”며 “중요한 것은 모두가 더 큰 플랫폼에 들어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한국과 일본을 포괄하는 RCEP라는 플랫폼이 생겼고 CPTPP를 통해서도 교류할 수 있는데 특별히 한중일 3국 모임을 따로 만들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이는 우리 정부가 최근 “RCEP 체결로 한중일 FTA 협상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밝힌 것과 결을 달리한다.
자국 주도의 RCEP를 등에 업은 중국의 한중일 FTA 정책에 변화가 있는지 유념할 부분이다. 현재 한국은 중국 주도의 RCEP에는 가입돼 있지만 일본 주도의 CPTPP에서는 배제돼 있다. 최근 정부가 CPTPP 가입 검토 입장을 내놓았지만 일본의 부정적인 태도를 넘어서는 것이 과제다.
다만 류 교수는 “물론 한중일은 특수한 문제가 있어 따로 협력할 필요는 있다”며 “대표적으로 농산물과 기술 보호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농산물 수출입에 대해 “중국도 최근 식량 안보에 신경을 쓰고 있어 수출 물량은 제한적”이라며 “한국과 일본에서 중국 농산물이 자국 농업에 영향을 미칠까 봐 걱정하는데 이는 중국을 너무 대단하게 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류 교수는 지난해부터 논란이 되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과 관련해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정이 안정될 때까지는 안 될 것”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또 “한중 관계는 남북이나 북미·북중 간의 관계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게 됐다는 점에서 이미 성숙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글·사진(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