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도 백신을 맞아야 할까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된 이들도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밝혔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CDC는 이전에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이들이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안전하다며, 이들 대부분은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백신 공급량이 제한적인 만큼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된 이들은 백신을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코로나19에 감염되고 회복되는 과정에서 면역력이 생긴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일종의 낭비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오히려 전문가들은 이처럼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면역력을 가진 이들을 걸러내는 과정이 오히려 백신 접종 속도를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WP는 현재까지 2,210만회 접종분의 백신이 배포됐지만 실제 백신을 접종받은 이들은 약 670만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회복자들을 걸러내는 과정이 추가될 경우 백신 접종 속도가 지금보다 더 느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엘리노어 머레이 보스턴 공중보건대 조교수는 “코로나19에 걸렸었는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것은 백신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데 있어 불필요한 과정을 추가하는 것”이라며 “감염 가능성이 높거나 감염될 경우 중증이 될 수 있는 이들이 백신 접종의 우선순위가 된 점을 고려할 때 이 그룹에 백신을 접종하기 위한 장벽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머레이 교수는 자연 면역이 얼마나 지속하는지도 알 수 없는데다 지속 기간도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는 만큼, 코로나19 회복자들도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신 접종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회복자들만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중단하는 것은, 이 같은 거부감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WP는 코로나19에 걸렸던 이들에게 백신 접종을 보류하라고 말하는 것은 결국 일종의 안티백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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