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5명 중 1명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식 등 금융투자를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20대는 새로 투자에 나선 비중이 10명 중 세명 꼴이었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은 13일 이같은 내용의 ‘코로나19 시대의 금융 행동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재단은 코로나19 사태가 국민의 체감경제와 금융행동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27일부터 11월 16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만 20세 이상 64세 이하의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설문 결과 조사 대상의 19.0%가 코로나19 시대의 경제적 변화를 계기로 생애 최초로 금융투자를 시작하거나 재개했다 응답했다. 특히 20대 청년층은 코로나19 이후로 금융투자를 개시하거나 재개한 비율이 29.0%로 다른 연령층 보다 크게 높았다. 주식에서 자산 증식 기회를 찾은 2030의 투자 열풍이 수치로 증명된 셈이다.
재단은 “우리나라 국민 다섯 명 중 한 명은 저축을 늘려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있으며, 주가 상승 등을 투자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사대상 투자자의 58.8%가 코로나19 발병 이후 ‘코로나19 관련주, 미국 기술주, 가상통화, 파생상품’에 하나 이상 투자했다고 답했다. 상품별로는 코로나19 관련주가 41.9%로 가장 많고 미국 기술주(28.6%), 파생상품(22.0%), 가상통화(15.9%)의 순이었다.
이들 상품에 대한 투자 시 가장 우선해서 고려되는 정보제공 매체는 ‘신문·TV’가 21.7%로 가장 높았다. 다만 1,2,3순위를 모두 고려할 경우, 주식 게시판·메신저·유튜브가 1위(61.1%)로 대부분 투자자가 이를 통해 정보를 얻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재단은 “코로나19 위기에도 우리 국민은 적극적으로 투자를 늘리며 변동성이 큰 상품에도 투자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은 투자자보호를 위해 과열 조짐을 보이는 시장을 탐지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투자자의 투자행태 이면에는 ’주식게시판/메신저/유튜브‘ 등 유사투자자문업자 등이 기여하고 있어, 그 운영행태나 내용에 대한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조사대상 중 취업자·자영업자의 45.6%가 코로나19로 인한 실직·폐업을 우려하며, 미취업자 55.1%가 취업·창업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재단은 “우리나라 국민 절반가량이 고용 전망을 암울하게 판단하고 있으며, 특히 미취업자의 신규 고용에 관한 판단은 기존 취업자보다 더욱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
조사대상의 30.0%가 코로나19가 가계 재무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향후 1~2년’ 동안 지속되리라고 전망했으며, 조사대상의 13.3%는 그 영향이 ‘3년 이상’ 지속되리라고 전망했다. 2.8%는 ‘영구적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조사대상의 19.9%는 가 코로나19 때문에 미리 계획한 자동차와 가전, 가구 등 내구재 구입을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조사대상의 27.3%가 코로나19 때문에 자신의 재무목표를 포기하거나 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포기하거나 조정한 재무목표는 ‘주택 구입자금 마련’이 31.0%로 가장 많았고, ‘은퇴자금 마련’(23.1%), ‘부모(가족)로부터의 독립자금 마련’(12.1%) 등의 순이었다.
재단은 “코로나19 위기 하 우리나라 국민은 고용·취업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며, 가계 재무 상황에 미치는 악영향도 중·장기적으로 지속되리라 전망된다”며 “정부는 재난지원금, 지원대출 등을 통해 국민의 소득 여건·전망 악화에 대응하되, 지원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