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 딛고 정상서 만났다…더 뜨거울 빨간 더비

근래 가장 흥미로울 노스웨스트 더비, 18일 안필드서 맨유-리버풀
1년 전 완패로 리버풀에 30점 차까지 밀렸던 맨유, 7년 8개월 만 선두로

올레 군나르 솔샤르(오른쪽) 맨유 감독. /AP연합뉴스

위르겐 클롭(오른쪽) 리버풀 감독. /AP연합뉴스

가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지난해 1월 20일(이하 한국 시간), 리버풀은 피르힐 판데이크와 모하메드 살라의 연속 골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2 대 0으로 격파했다. 이 경기로 리버풀은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2경기 무패(21승 1무)를 달리며 라이벌 맨유와 거리를 30점 차까지 벌렸다.


1년 뒤인 오는 18일 오전 1시 30분에 시작될 라이벌전은 근래 열리는 노스웨스트 더비 중 가장 흥미로운 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년 전 맥 없이 무릎을 꿇었던 그 맨유가 아니기 때문이다.


연고지가 나란히 잉글랜드 북서부에 위치해 노스웨스트 더비로 불리는 맨유-리버풀전은 127년 역사를 자랑한다. 1894년 처음 맞붙은 이래 맨유가 88승 67무 77패로 앞서있다. 두 팀의 상징 색인 빨간색을 따서 레즈 더비로도 불리는데 정식 명칭은 아니다.


두 팀 다 혹독한 시련을 이겨낸 내공을 뽐내며 '붉은 전장'에 들어선다. 14일 현재 맨유가 승점 36(11승 3무 3패)으로 리그 1위, 리버풀은 승점 33(9승 6무 2패)의 2위다. 맨유는 지난 13일 번리 원정에서 1 대 0으로 이겨 무려 7년 8개월 만에 1위를 찍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 시절 이후 처음이다. 2018년 12월 사령탑에 앉은 올레 군나르 솔셰르 감독은 지난 시즌 팀을 3위에 올려놓은 뒤 올 시즌 팬들에게 8년 만의 우승 희망을 안기고 있다. 한때 'OLEOUT' 해시태그와 함께 감독 경질 운동이 소셜 미디어를 달궜지만 최근 들어서는 '솔셰르를 믿어보자'는 'OLEIN'이 득세하고 있다. 맨유는 2020~2021시즌 초반 2승 1무 3패에 그치다 이후 9승 2무의 파죽지세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 시즌부터 이어오고 있는 리그 원정 15경기 연속 무패(12승 3무) 기록이 이번 리버풀 안필드 원정에 대한 기대를 드높이고 있다. 솔셰르 감독은 "그동안 원정 경기를 잘 해 왔다. 디펜딩 챔피언을 맞아 더없이 좋은 테스트 기회를 잡았다"고 여유를 보였다. 해설자 앨런 시어러도 "요즘의 맨유는 제대로 뭉쳐있다. 그야말로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라며 리버풀전 승리에 한 표를 던졌다.


리버풀 팬들은 맨유의 리그 원정 마지막 패배가 다름아닌 1년 전 리버풀전이라는 사실에 주목한다. 맨유가 안필드 원정에서 이긴 것은 무려 5년 전인 2016년 1월(1 대 0 승)이다. 당시 결승 골의 주인공 웨인 루니는 현재 2부 리그 더비 카운티의 감독 대행을 맡고 있다.


리버풀도 지난해 10월 애스턴 빌라전 2 대 7 대패 등으로 크게 흔들리던 시기가 있었다. 부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등으로 주전급 6~7명이 한꺼번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2년 연속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위르겐 클롭의 내부 결속과 대체 자원들의 쏠쏠한 활약으로 위기를 넘겼다. 다만 최근 리그 3경기 2무 1패의 주춤한 흐름 속에 앙숙 맨유를 만나게 된 것은 다소 부담스럽다.


득점 선두 모하메드 살라(13골·리버풀)와 11골(공동 3위)의 추격자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유) 간 격돌이 관전 포인트다. 살라는 지난달 19일 크리스털 팰리스전 2골 이후 4경기 만의 득점을 노리고, 도움 부문에서도 공동 3위(7개)를 달리는 페르난데스는 2경기 만의 득점에 도전한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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