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화성 사업장 극자외선(EUV) 전용 파운드리 라인. /사진 제공=삼성전자
인텔이 일부 반도체 생산을 삼성전자나 대만 TSMC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어느 업체를 최종 선택할지 관심이 쏠린다.
인텔이 반도체 생산 아웃소싱을 추진하는 것은 7나노(㎚·10억 분의 1m) 이하 미세 공정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전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중 인텔이 원하는 7나노 이하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곳은 삼성전자와 TSMC밖에 없다. 인텔은 오는 21일(현지 시간) 지난해 4·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관련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인텔의 위탁 생산 물량은 TSMC가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시장조사 기관 트렌드포스는 이날 인텔이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생산을 TSMC에 맡길 계획이라고 전했다. TSMC는 인텔의 차세대 코어 i3 CPU를 5나노 공정으로 생산하고 내년에는 더 미세한 3나노 공정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이 TSMC에 아웃소싱하는 CPU는 전체의 15~20% 정도일 것으로 관측됐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12일(현지 시간) 인텔이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DG2(가칭)’의 생산을 TSMC에 맡길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7나노 공정으로 생산되는 DG2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출시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도 인텔이 기술 유출을 우려해 삼성전자 대신 TSMC에 위탁 생산을 맡길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위탁 생산만 전문으로 하는 TSMC와 달리 자체 설계한 반도체 제품도 만들기 때문에 반도체 시장에서 인텔과 경쟁 관계에 있다.
인텔이 TSMC에 생산을 맡기려 해도 변수는 있다. 최근 파운드리 주문이 급증하며 TSMC가 생산 라인을 풀 가동하고 있어 인텔의 주문을 소화할 여유 생산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텔이 협상력을 높이고 생산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TSMC와 삼성전자에 물량을 나눠서 맡길 가능성도 일부에서 제기된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