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선별 지급하고 주가 상승 우려해야” 소신 발언한 이주열

15일 기준금리 결정 이후 간담회서 밝혀
“보편 지급해야” 이재명 지사 주장에 반대
주가 상승 환호한 與와 달리 우려 목소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4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경우 선별적으로 지원해야 할 뿐 아니라 최근 주가 상승 속도가 과거보다 빨라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최근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일부 여당 인사가 4차 재난지원금을 보편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청와대와 여당이 코스피 지수 3,000 돌파를 경기 회복 반등 조짐이라고 강조하는 상황에서 나온 소신 발언인 만큼 주목받고 있다.

이 총재는 1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현 상황에서는 선별적 지원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있어서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쓸 것인가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며 “코로나19 피해가 집중된 소상공인이나 저소득층 등을 지원하는 것이 경기 회복 속도도 빠르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전 국민 4차 재난지원금을 선별적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입장에 힘을 실은 것이다. 최근 홍 부총리는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 지사는 보편 지급을 주장하면서 “(기재부가) 조금 험하게 표현하면 게으른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최근 과열됐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주식시장 상승세에 대한 인식도 여당과 차이를 드러냈다. 이날 이 총재는 “코스피가 버블(거품)인지 사전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주가 동향이나 지표를 봤을 때 최근 속도가 과거보다 빠른 것은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이어 “너무 과속하게 되면 작은 충격에도 흔들릴 수 있다”며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 예상치 못한 지정학적 리스크의 발생, 코로나19 백신 공급의 차질 등 충격이 발생하면 얼마든지 주가가 조정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과도한 레버리지를 이용한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에 대해서는 “예상치 못한 가격 조정이 있을 경우 감내하기 어려운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7일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돌파하자 환영의 뜻을 나타낸 여당과 달리 우려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시대 끝나고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가 열렸다”고 평가했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경제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초저금리와 유동성 팽창 때문”이라면서도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 경제에 대한 국내외 투자가들의 재인식”이라고 말한 바 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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