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껏 기대를 모은 신혼희망타운 청약접수(공공분양) 결과 일부 단지에서는 미달 평형이 나왔다. 반면 같은 시기에 인근 지역에서 분양된 민간 아파트의 경우 치열한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대조를 이루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민간보다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까다로운 조건과 적은 면적 등으로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주택토시공사(LH)에 따르면 지난 13일까지 청약을 받은 경기도 평택고덕A-3블록 신혼희망타운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1.4대1에 그쳤다. 임대가 아닌 공공분양이다. 330가구 모집에 456명이 청약 통장을 던졌다. 특히 전용 55㎡B 타입의 경우 49가구 모집에 44명만이 접수, 5가구가 미달됐다. 경쟁률은 0.9대1 수준이다.
반면 같은 평택 고덕신도시에서 지난해 12월 말 청약을 접수한 민간분양 단지인 ‘힐스테이트고덕센트럴’에는 청약 수요가 대거 몰렸다. 1순위 청약에서 376가구 모집에 3만 2,588명이 접수, 평균 경쟁률이 86.7대 1을 기록했다. 평택 고덕지구 최고 경쟁률이다.특별공급에서도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경우 86가구에 1,229명이 접수해 14.3대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생애최초 특별공급도 65가구 모집에 1,209명이 접수 18.6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두 단지의 입지를 단순 비교하면 신혼희망타운 쪽이 조금 더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덕국제화도시 첨단산업단지는 ‘힐스테이트고덕센트럴’ 쪽이 비교적 인접하기는 하나 A-3블록 신혼희망타운은 1호선과 경부선을 이용할 수 있는 서정리역이 도보권에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가격 또한 공공분양인 신혼희망타운이 비교적 저렴하다.
두 단지 간 청약 경쟁률 차이가 난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소득·자산 기준 등이 까다롭다. 부동산·금융 등 자산과 자동차 보유액이 3억 300만 원을 넘기면 안 되고 가구 월평균 소득이 외벌이 기준 666만 5,980원(맞벌이의 경우 722만 1,478원)을 초과해선 안 된다.
또한 분양가가 자산 기준가(3억 300만 원)를 넘어 주택 매각에 따른 시세 차익을 국가와 공유하는 ‘신혼희망타운 전용 모기지’에 무조건 가입해야 한다. 해당 대출을 받을 경우 1.3%라는 저금리로 주택 비용을 대출받을 수 있지만 자녀 수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대출 기간에 따라 최저 10%에서 최대 50%까지 매각 차익을 주택도시기금과 나눠야 한다.
하지만 규제 못지 않게 주택의 전용 면적이 신혼부부들의 선택을 좌우했을 것이라는 평가 또한 나온다.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전용 55㎡의 소형평형 단일면적이지만 ‘힐스테이트고덕센트럴’의 경우 전용 78~93㎡까지 선호도가 가장 높은 중대형 면적으로 구성됐다.
최근 추가모집을 실시한 고양지축A-1신혼희망타운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난다. 해당 단지는 전용 46㎡와 55㎡ 타입이 각각 1가구씩 추가모집 분량으로 나왔다. 청약 결과 전용 46㎡ 타입에는 161명이, 전용 55㎡ 타입에는 1,269명이 몰려 8배 가까운 경쟁률 차이를 보였다. 전용 55㎡의 구조가 판상형인 반면 전용 46㎡는 타워형이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지만 비교적 평형이 큰 쪽을 신혼부부들이 선호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지난 10일 마감한 경기 시흥시 시흥장현 A9블록 신혼희망타운 822가구 모집에는 총 1370명이 접수해 경쟁률 1.7대 1을 기록했다. 주택형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전용 46㎡는 84가구 모집에 54명이 접수해 경쟁률 0.6대 1로 미분양이 발생했다. 반면, 전용 55㎡는 A·B타입 모두 청약률이 100%를 넘었다.
/권혁준 기자 awlkw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