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파사트 GT /사진제공=폭스바겐
‘민첩한 패밀리 카’
폭스바겐의 파사트 GT를 시승하는 내내 든 생각이다. 폭스바겐의 중심이자 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베스트셀러 모델 파사트 GT가 부분변경을 거쳐 돌아왔다. 8세대 파사트 GT는 폭스바겐이 부침을 겪은 직후인 2018년 부활의 신호탄을 쏘며 출시됐다. 그만큼 폭스바겐이 자신있게 선보인 모델이기도 하다. 그 모델이 부분변경을 거쳐 ‘같은 듯 다르게’ 돌아왔다.
지난 14일 파사트 GT 2.0 TDI 프레스티지 모델을 만났다. 이전 모델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하면 폭스바겐 최초로 적용된 통합 운전자 보조시스템인 ‘IQ. 드라이브’와 ‘3세대 모듈라 인포테인먼트 매트릭스(MIBS)’다. IQ.드라이브는 폭스바겐이 야심차게 도입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통합해 부르는 브랜드 네임이다. 그 중에서도 ‘트래블 어시스트’는 출발부터 시속 210km까지 차량의 전방 카메라, 레이더 센서 및 초음파 센서를 활용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사이드 어시스트 등의 주행 보조 시스템을 통합 운영한다. 파사트 GT에서 가장 기대되는 기능이었다.
이날 시승 코스는 파주 임진각까지 왕복 약 100km 코스. 도심 주행과 고속 주행이 모두 가능한 코스로 파사트 GT의 성능을 고르게 체험해 볼 수 있었다. 먼저 트래블 어시스트를 켜고 막히는 강변북로를 빠져 나갔다. 앞차와의 거리 유지를 위한 감속과 급정거를 흔들림 없이 수행했다.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자 10초 만에 경고음이 울렸다. 다른 브랜드의 경우 경고음이 울리는 시간이 평균 5초임을 감안하면 2배 가량 긴 시간이었다. 자유로에서 고속으로 설정하고 부분자율주행 기능을 켰다. 고속 주행 중에도 안정감을 잃지 않았다. 기존 모델에서는 트래픽 잼 어시스트가 최고 60km/h까지만 기능을 완전히 수행했으나, 신형에서는 트래블 어시스트를 통해 최대 210km/h까지 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브레이크를 밟아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끄고 노멀 모드에서 스포츠 모드로 변경했다. 파사트 GT는 에코, 노멀, 스포츠, 인디비주얼 등 4가지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신형 모델애는 이전 모델과 같은 2.0L 디젤엔진이 탑재돼 있다. 7단 DSG 변속기와 맞물려 최고 출력 190마력, 최대 토크 40.8kg·m의 힘을 낸다. 반응 속도가 매우 민첩해 브레이크 페달이나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반응이 느껴졌다. 속도감 있는 운전자들에게는 몹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였다. 게다가 단단한 서스펜션이 안정감과 묵직함을 선사했고, 가속 페달을 밟을 때 마다 민첩하게 바뀌는 분당 회전수(rpm)가 중간 중간 재미를 안겨줬다.
신형 파사트 GT 실내사진 /사진제공=폭스바겐
신형 파사트 모델은 내장에서 적지 않은 변화가 가미됐다. 폭스바겐 브랜드 처음으로 3세대 모듈라 인포테인먼트 매트릭스(MIB3)가 도입됐다. 9.2인치 스크린이 새로워 졌고, 메뉴 역시 스마트폰의 스크린처럼 직관적이로 바뀌었다. 다만 네비게이션은 여전히 알아보기 어렵다는 점은 아쉽다.
외관은 ‘범생이’ 같던 말끔한 이미지가 유지했다. 전방과 후방 역시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에 폭스바겐 로고까지 멀끔하다. 차체는 전장이 10mm 길어지며, 제타보다 75mm 길고 30mm 넓어졌다. 달라진 점은 헤드램프다. 신형 파사트 GT에는 ‘IQ.라이트-LED 매트릭스 헤드라이트’가 탑재됐다. 야간 주행 시 한층 넓고 스마트하게 빛을 뿌려 안전성을 높여준다. 특히 ‘다이내믹 라이트 어시스트’ 기능은 골목길에서 스티어링 휠을 바꾸는 각도에 따라 헤드램프의 조사각도를 조정해 편의성을 높여준다.
패밀리카로서 가성비도 뛰어나다. 적재 공간이 기본 586ℓ에 2열 폴딩 시 1,152ℓ까지 늘어나고 2열에는 성인이 타도 공간이 충분해 보였다. 5,000만원대의 가격 대비 다양한 첨단 기능을 비롯해 스티어링 휠 열선 시트까지 탑재돼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