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수출입은행·농협은행이 참여하는 '해외 인수합병(M&A) 투자 공동 지원 협의체'가 오는 2025년까지 SK하이닉스에 글로벌 미래 투자 자금으로 30억 달러(약 3조 3,000억 원)를 대출해주기로 했다. 협의체는 SK하이닉스와 올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1,000억 원 규모의 소재·부품·장비 반도체 펀드도 조성한다. 이를 통해 미래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기업의 대규모 투자에 필요한 외화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한편 중소·중견 협력 업체를 포함해 반도체 산업 생태계 전반의 상생과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는 19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산업·금융 협력 프로그램 협약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협의체는 SK하이닉스의 글로벌 미래 투자와 관련해 올해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총 30억 달러의 자금 조달을 위해 상호 협력한다. 이번 협약식은 SK하이닉스와 협의체 금융기관이 글로벌 미래 투자 필요 자금 조달과 소부장 반도체 펀드 조성에 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지난 2019년 9월 대한상공회의소·중견기업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 등 산업계와 협력 금융기관은 해외 M&A, 투자 자금 조달 등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협의체를 출범했다.
또 협의체와 SK하이닉스는 올해 중 반도체 산업 생태계의 상생·발전을 위해 1,000억 원 규모의 소부장 반도체 펀드를 조성한다. 정부는 재정을 마중물 삼아 지난해 4,000억 원에 이어 올해 총 5,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데 이 중 1,000억 원은 반도체 산업 중소·중견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소부장 반도체 펀드로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해당 펀드에 SK하이닉스가 300억 원, 산은과 수은이 각각 100억 원을 출연할 예정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전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 비교적 양호한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위기로부터의 ‘회복’을 넘어 선도국가로의 도약을 위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금융권이 적극적인 위험 분담을 통해 개별 금융기관이 수행하기 어려운 자금 공급을 성사시켰다"며 "우리나라 산업계와 금융권에서 나타나고 있는 의미 있는 변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권은 부동산 담보 등 손쉬운 대출에 의존하는 관행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며 "정부도 민간의 미래를 위한 모험 투자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한국판 뉴딜의 추진 동력을 확충하는 한편 부동산 등 비생산적 부문으로의 자금 쏠림을 차단하고 시중 유동자금이 생산적 분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u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