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취임]"일자리 지키겠다"...확장 재정·법인세 인상 연기 등 총동원

[옐런 발언으로 본 바이드노믹스]
시장 회복까지 돈 풀기 예고...50년물 국채 발행 검토 중
내달 대규모 인프라·연구개발 투자 계획 발표도 예정대로
中·러시아 해킹 시도에 강도 높은 사이버 제재 가능성 시사


20일 출범한 조 바이든 미국 신(新)행정부가 가용 수단을 모두 동원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부터 미국 경제를 빠르게 회복시키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의 튼튼한 밑거름이 되는 공정한 시장 원칙을 위협하는 중국의 불공정 관행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19일(현지 시간) 온라인으로 열린 상원 금융위원회의 재무 장관 청문회에서 재닛 옐런 지명자는 중국의 불법적인 관행에 대응해 미국 노동자의 일자리를 지키겠다는 생각을 명확히 밝혔다.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도 했다. 대중 관세가 미국의 일자리를 없애고 소비자 후생만 감소시켰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어 “사이버 보안과 다른 위협에 대처하는 수단으로서의 제재는 (미국 정부에) 매우 중요한 도구”라며 러시아와 중국의 해킹 시도에 수위 높은 제재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옐런 지명자는 미국이 수출 경쟁력을 위해 달러화에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도 재확인했다. 그는 “환율은 시장에서 정해지며 다른 국가도 환율을 조작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부터 회복하는 과정에서 주요 수출국들이 경쟁적으로 자국 통화를 평가절하할 가능성을 처음부터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사령탑인 옐런의 이 같은 발언에 비춰볼 때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은 출범 초부터 이전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약달러 기조와 분명히 차별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옐런 지명자는 구체적인 나라를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을 포함해 주요 수출국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역 전쟁을 벌이면서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한 바 있다. 여기에 추가로 대미 흑자가 많은 나라를 염두에 뒀을 수 있다. 실제 미국은 매년 두 차례 환율 보고서를 내고 있다. 경쟁적인 환율 평가절하를 막는 것은 미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훼손하는 일을 방지하고 고용을 유지하는 방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옐런 지명자는 정부 지원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경제학자들이 항상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합의(컨센서스)가 있다”며 “많은 이들이 K자 회복을 걱정한다. 우리는 실업 급여와 굶주리거나 집을 잃는 사람들을 위한 지원에 더 많은 돈이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재무 장관으로서 나의 임무는 국민들이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첫 번째”라며 “두 번째는 미국 노동자들이 경쟁력을 갖도록 해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 시장이 회복할 때까지 확장적 재정 정책이 이어진다는 것으로, 다음 달 나올 대규모 인프라, 연구개발(R&D) 투자 계획도 착실히 진행하겠다는 의미다.

이날 론 와이든 민주당 금융위 간사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인) 2009년에 정부 지원 파이프라인을 경제가 회복되기 전에 너무 일찍 뺐다. 실수한 것”이라며 “옐런 지명자는 정부 지원을 크게 하겠다고 했다. 매우 적합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법인세 인상도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옐런 지명자는 “2017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감세 조치는 고소득층 미국인과 대기업에 혜택을 줬기에 이 조치의 일부를 폐지하고 싶다”면서도 “더 높은 부담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경제가 튼튼할 때 세율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향후 법인세 인상과 관련해 미국의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논의하겠다고 했다. 옐런 지명자는 “OECD와 다국적기업에 대한 세금 협상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파괴적인 (세율 인하) 경쟁을 중단시키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나라 세율이 낮은 상황에서 미국만 법인세를 올리면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미 경제 방송 CNBC는 “그동안 OECD가 글로벌 최저세율을 논의해왔다”며 “옐런의 제안은 미국 기업의 법인세를 올리기 위해 다른 국가와 협력하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급증하는 부채도 지금은 걱정할 상황이 아니라고 옐런 지명자는 밝혔다. 그는 “지금 부채 증가 속도가 지속 가능하지는 않지만 추가 지원이 늦어지면 더 크고 오래가는 경기 침체를 맞을 위험이 있다”며 “우리가 명심해야 할 지표는 경제에서 이자가 차지하는 부담인데 지금은 금리가 낮아 부채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이자 부담이 크게 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연장선에서 50년 만기 국채 발행도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에서 50년물 같은 장기 채권 발행에 대한 검토가 있었는데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금리가 매우 낮을 때 장기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특별한 이점이 있다”며 “기꺼이 이 이슈를 들여다보겠으며 언제가 적합할지를 따져보겠다”고 답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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