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그랩의 한국 진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랩은 구글맵 대신 SK텔레콤의 T맵과 파트너십을 맺고 현대차, 네이버 등과 잇달아 협력하는 등 한국 기업과의 유대 관계를 강화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기반의 생활 애플리케이션 기업 그랩은 올해 안에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 중이다. 그랩의 상장이 이뤄지면 동남아 기업의 해외주식 공모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구체적인 기업공개(IPO) 시기와 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그랩이 구축한 사업기반과 경영역량을 통해 업계를 선도할 테크핀 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지난해 투자를 결정했다”면서도 “구체적인 투자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랩은 스틱 등으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진화하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배달 부문 뿐만 아니라 가맹 서비스 및 금융 서비스 부문에서의 사업 확장에 투입한다.
그랩은 앞서 SK텔레콤과 협력을 통해 T맵을 기반으로 한 그랩 운전자용 내비게이션을 선보이기로 하는 등 한국 기업과 협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한 한국 대기업들로부터 줄줄이 투자 유치를 받은 만큼 한국 진출에 대한 의지도 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현재 국내에서는 그랩이나 우버와 같은 승차공유 서비스는 불법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랩 측에서 한국의 IT 기술을 높이 평가하고 있고 한국과 유대 관계를 강화해 나가고 있는 만큼 제도 변화가 이뤄질 경우 향후 그랩의 국내 진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으로 시작한 그랩은 음식 배달 서비스를 비롯해 금융, 결제, 쇼핑, 예약, 보험 가입 등을 아우르는 종합 경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8개국 394개 도시 전역에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최근에는 싱가포르 정부로부터 디지털 은행 운영 허가를 받기도 했다.
/by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