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오는 4월 보궐선거를 앞둔 부산에서 지지율 하락세가 나타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상승세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부산 지역 지지율 하락에 당내에서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21일 여론조사 전문 기관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지난 18~20일 전국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산을 포함한 부산·경남 지역에서 민주당의 1월 3주차 지지율은 34.5%로 전주(26.1%)보다 8.4%포인트 상승하며 국민의힘(29.9%)을 제쳤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5주차 때 민주당에 18.7%포인트, 1월 1주차에는 17.5%포인트, 1월 2주차에는 14%포인트 차이로 크게 앞선 바 있다. 하지만 한 주 만에 지지율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이후 민주당의 전국 지지율이 상승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민주당(32.9%)은 8주 만에 국민의힘(28.8%)을 누르고 지지율 1위 정당이 됐다.
더 큰 문제는 부산·경남 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한 주 만에 10.1%포인트나 하락했다는 점이다. 부산시장 선거에 나선 예비 후보들이 상대 후보의 사생활을 들춰내고 성 추문 의혹까지 퍼뜨리는 구태를 보인 것이 지지율을 끌어내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후보들은 “지난 총선에서 참패를 초래한 책임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된 인사”라고 비판하는가 하면 사생활에 더해 성 추문 의혹까지 제기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내에서도 “네거티브 전략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이에 따라 최근 당의 공천관리위원회까지 나서 ‘과열·혼탁 방지를 위한 촉구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아직도 비방전은 계속되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장제원 의원이 “부산 민심이 조금씩 돌아서고 있음이 느껴진다”면서 “하락세인 것은 분명해 보이는 만큼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공개적으로 경고한 바 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