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화력발전소 내 위치한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 발전 시스템. /사진제공=현대차
‘수소경제’가 올해 새로운 투자 트렌드로 떠올랐다. 특히 우리나라는 수소차, 수소연료전지 육성 등에 적극 나서기 시작해 매력도가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소 관련 기업의 주가도 각국의 정책 지원과 글로벌 시장 확대 등에 힘입어 상승흐름을 타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수소 관련 종목으로 주목받는 SK(034730)(36.38%), 현대차(005380)(33.85%), 효성첨단소재(298050)(25.50%), 두산퓨얼셀(336260)(16.82%) 등은 올해 들어 코스피(9.30%)를 훌쩍 뛰어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도 뉴로스(126870)(88.18%), 동아화성(55.39%), 상아프론테크(089980)(14.88%) 등의 주가가 가파르게 치솟았다.
증권사들 역시 관련 기업의 성장 및 재평가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지난해까지 친환경에너지 분야에서 전기차·태양광·풍력 등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다면, 올해는 수소산업이 친환경에너지 테마를 주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주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노무라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수소경제라는 개념이 점점 더 인기를 끌고 있다”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 공공보건 분야에 대한 재정 및 정치적 지원이 뒷받침되며 저탄소 수소 및 재생 가능 에너지의 설비 투자 및 사용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유럽 등 세계 각국은 수소경제 선점을 위한 정책 및 계획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7월 EU(유럽연합)은 수소 로드맵을 발표하며 현재 20억 유로 규모인 수소경제를 2030년까지 1,400억 유로(한화 190조 원) 시장으로 육성하고, 이를 위해 2050년까지 최대 4,700억 유로(630조 원)를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이외에도 호주는 아시아 3대 수소 공급 국가 도약 목표를 발표했고, 미국과 일본 등도 수소경제 조성을 위한 투자 경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은 수소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가별 수소차 보급 대수는 한국이 4,200대로 1위를 차지했고, 발전용 연료전지 보급도 현대차가 지난해 1~9월까지 수소연료전기차 4,917대를 판매해 글로벌 점유율 74%를 기록했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를 필두로 국내 기업들은 수소경제의 성장에서 주도적 입지를 가질 것”이라며 “최근 애플카 이슈로 급등해 시가총액이 50조 원까지 늘어난 현대차의 주가가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라고 평가했다.
현대차 이외의 대기업들도 수소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소사업 확대를 선언한 SK는 북미 수소사업 업체인 플러그파워 지분 9.9%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오른 지 5일 만에 지분가치가 2조 원 넘게 증가하며 눈길을 끌었다. 또 국내 수소연료전지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하는 두산퓨얼셀에도 관심이 쏠린다. 신디 박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세계 수소연료전지 시장에서 28%, 국내 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두산퓨얼셀은 글로벌 동종 업체 중 가장 높은 수익성과 재무상태를 갖고 있다”며 목표가를 7만 9,000원으로 신규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성장산업 투자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수소산업 내 핵심소재에 주목할 것을 조언한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충전소·자동차·수소 이동수단 등 모든 분야에 걸쳐 꼭 필요한 소재는 ‘탄소섬유’이며, 그다음은 연료전지 스택의 주요 부품인 멤브레인막에 사용되는 ‘불소수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내 유일 탄소섬유 기업인 효성첨단소재와 불소수지 국산화를 완료한 상아프론테크를 추전주로 꼽았다. 유진투자증권도 “국내 수소차 밸류체인 업체들에 대한 글로벌 러브콜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며 핵심 소재부품 업체인 상아프론테크, 뉴로스, 일진다이아(081000)에 주목했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