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장혜영 성추행' 김종철 사퇴에 "가슴 깊은 곳 통증…무한한 책임 느껴"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연합뉴스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가 같은 당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한 것과 관련, “머리 숙여 피해자께 사과 드린다”며 전격 사퇴한 가운데 심상정 전 대표가 “당의 대표가 가해자란 사실은 당의 모든 것을 바닥에서부터 재점검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심 전 대표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가슴 깊은 곳으로 통증이 밀려온다”며 “당 대표를 지냈던 사람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면서 이렇게 적었다.

그러면서 심 전 대표는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 사건 소식을 접하고 망연자실하고 있을 당원들과 실망한 국민들께 면목 없고 송구스러울 따름”이라고도 했다.

심 전 대표는 이어 “스스로의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또 다른 피해자들과의 연대를 위해 고통 속에서도 용기를 내준 장혜영 의원에게 깊은 위로와 굳건한 연대의 뜻을 보낸다”고 밝혔다.

아울러 심 전 대표는 “중앙당기위원회가 원칙에 따른 엄중한 판단을 내리고 장혜영 의원이 온전히 회복돼 당당한 의정활동을 펼칠 때까지 철저히 살필 것”이라고 강조한 뒤 “당의 대표가 가해자란 사실은 당의 모든 것을 바닥에서부터 재점검해야 할 일”이라고 썼다.

여기에 덧붙여 심 전 대표는 “저부터도 놓치고 있던 것이 없었는지 더 깊이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면서 “가치와 원칙을 부여잡고 함께 몸부림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연합뉴스

앞서 김 전 대표는 이날 서면 입장문을 내고 “당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도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장 의원에 대한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김 전 대표는 지난 15일 발생한 성추행 사건에 대해 “이 자리는 제가 청하여 만든 자리였다”면서 “식사 자리에서는 당의 향후 계획과 의원단의 역할, 그리고 개인 의원으로서 장 의원의 정치활동에 대한 저의 요청사항을 주제로 주로 의견을 나누었다”고 했다.

김 전 대표는 이어 “식사 자리를 마치고 나와 차량을 대기하던 중, 저는 피해자가 원치 않고 전혀 동의도 없는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행함으로써, 명백한 성추행의 가해를 저질렀다”면서 “변명의 여지가 없는 행위였고 피해자는 큰 상처를 받았다. 피해자께 다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상황을 전했다.

아울러 김 전 대표는 “저의 가해행위에 대해 피해자가 항의를 하였고 저는 이후 사과를 했으나, 공당의 대표로서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저는 세 가지 방법으로 저에 대한 징계를 하기로 정하고, 피해자 및 피해자 대리인에게 의사를 전달했다. 첫째, 당대표직에서 사퇴하고, 둘째, 성희롱 및 성폭력 예방교육을 이수하겠으며, 셋째, 정의당 당기위원회에 스스로 저를 제소함으로써 당으로부터 엄중한 징계를 받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연합뉴스

여기에 덧붙여 김 전 대표는 “이후 피해자 측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제 가해행위는 공당에서 벌어진 사안이므로 세 번째 책임 방안인 ‘스스로 당기위원회 제소’가 아니라 당의 대표단 회의 등 공식기구에서 저에 대한 엄중한 징계를 정식 청구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했다”면서 “이에 정의당 대표단 및 당기위원회에 저에 대한 엄중한 징계를 요청한다”고도 했다.

김 전 대표는 이어서 “용서받지 못할 제 성추행 가해행위로 인해 피해자는 너무도 큰 상처를 입었다”면서 “특히 피해자는 평소 저에 대한 정치적 신뢰를 계속해서 보여주셨는데 저는 그 신뢰를 배반하고 신뢰를 배신으로 갚았다. 거듭 죄송하다”고 했다.

그는 또 “제가 지금 어떠한 책임을 진다 해도 제 가해행위는 씻기가 힘들다”면서 “향후 제 행위를 성찰하고, 저열했던 저의 성인식을 바꿔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피해자는 물론, 정의당에 애정을 가져주셨던 수많은 분들께 거듭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썼다.

정의당은 같은 날 비공개 긴급 대표단 회의를 열고 김 대표를 직위해제하고 중앙당기위원회 징계 절차에 회부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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