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사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6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한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불공정 거래 조기 적발을 위해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제도와 인프라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불신을 초래했던 시장 조성자에 대한 공매도 관리 체계를 강화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시장 조성자에 대한 공매도 호가의 ‘업틱룰’ 예외를 폐지하고 의심 거래 점검 주기를 6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는 등 시장 조성자의 의무 위반을 지속해서 점검하겠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의 공매도 재개와 관련한 언급에 대해서는 ‘막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 이사장은 “정치권이 의견을 제기하는 것을 막을 필요는 없다”며 “듣고 반영할 부분은 반영하고 아닌 부분은 중심을 잡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필요성에 의구심을 표했던 대체거래소(ATS)에 대해서는 전향적으로 입장이 바뀌었다. 현재 한국금융투자협회 등 복수의 기관에서 ATS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손 이사장은 “거래소가 계속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럴 시기는 지났다”며 “여러 ATS 설립 움직임이 있는데 이는 거래 플랫폼 간 건전한 경쟁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투자 규모가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에 대해서도 다양한 상품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손 이사장은 “그동안 발표했던 포괄적인 지수보다는 세분화하고 시장 요구에 맞는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며 기후변화 지수와 위민(women) 지수를 예로 들었다. 기후변화 지수는 재생에너지나 전기차, 저탄소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을 선별하며 위민 지수는 성 평등과 관련한 지수다.
손 위원장은 코스피지수가 3,000을 넘어선 상황에서 공정한 시장을 만드는 것이 거래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증시 수준이 우리 증시 펀더멘털의 긍정적 반영 결과이며 개인 투자자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증시 버블’에 대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주가 흐름이 양호하고 산업 패러다임이 바뀌어가는 상황에서 속단할 수 없다”며 “버블 여부는 사후적 판단 문제이고 언제든지 충격으로 인한 변동성 확대는 있을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이 충분히 준비하고 학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성호 기자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