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바이든 취임 후 첫 국제무대서 경고장 "독선주의 실패할 것"

시진핑 "美 선택적 다자주의 나아갈 경우 실패할 것"
사실상 바이든 정부 대중 강경 노선 움직임에 경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5일 수도 베이징에서 세계경제포럼(WEF)이 개최한 '다보스 어젠다'에 화상으로 참여해 연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자주의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보스 어젠다는 오는 5월 싱가포르에서 열릴 본행사를 앞두고 WEF가 25~29일 개최하는 온라인 회의다./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열린 다보스 어젠다 주간 연설에서 미국의 대중 봉쇄 전략에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글로벌 타임스 등 중국 주요 매체는 26일 시진핑 주석이 다보스 연설에서 미국이 선택적 다자주의 등 독선적인 형태로 나아갈 경우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들은 시 주석이 막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강경 노선을 고수할 경우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다만 시 주석은 국제 협력과 국가 간 협력을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미국과의 협력 의지도 표했다.


시 주석의 다보스 연설 핵심 주제는 단연 '다자주의'였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현재 직면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자주의와 인류 운명 공동체 건설의 길을 걷는 것"이라며 "중국은 지속해서 국제 사회와 방역 협력을 이어나가면서 상호 공영과 개방 전략을 견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시 주석은 "국제 사회는 거시 경제 정책에서 협조와 이데올로기적 편견을 거두고 평화와 공존의 길을 가야 한다"면서 "어떠한 독선적인 행위와 오만함은 결국에 실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이날 연설에서 국제 사회가 직면한 문제로 거론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경제 회복으로, 두 가지 문제 다 특정 국가 혼자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특히 어떤 국가도 예외 없이 국제 규칙을 지켜야 하며, 새로운 국제 기준을 만드는 핵심 주체를 기존 선진국 중심의 국제조직이 아닌 좀 더 광범위한 주요 20개국(G20)으로 규정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연합뉴스


시 주석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을 위협할 때 사용한 경제 '디커플링'을 언급하며 강힌 반감을 드러냈다.


대신 디커플링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포괄적인 다자적 접근법'을 현재 당면 과제의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시 주석은 또 이 과정에서 중국이 상호 존중과 평등을 바탕으로 포용적 다자주의를 확고히 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이 이제 막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 사실상 경고장을 날리면서 트럼프 대통령 이후에도 미중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융 중국국제무역학회 전문가위원회 부주임은 "약 30분 간 연설에서 시 주석은 한 번도 미국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난 4년 동안 미국 정부가 주도했던 정책에 대해 날카로운 발언을 했다"며 "그는 신냉전, 무역전쟁, 기술 전쟁 등 상호 적대와 대립을 위한 잘못된 접근은 모든 국가에 이익을 해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해석했다.


리 부주임은 이어 "시 주석이 국제 협력이라는 광범위한 용어를 사용했지만, (미국을 향한) 이런 비판은 양자 관계에서 상호 존중을 요구한 중미관계의 하나의 원칙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우인 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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