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취소됐던 전반기 한미연합훈련이 올해는 병력 기동 없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연합훈련과 관련해 서욱 국방부 장관은 “북한과 협의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서 장관은 지난 2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신년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오는 3월 전반기 한미연합훈련인 연합지휘소훈련을 진행하는데 실제 병력이 기동하는 훈련이 아니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하는 방식”이라며 “이번 훈련은 방어적 성격의 연례적인 훈련이고 한미연합사령부와 긴밀하게 협의해 훈련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반발하는 것과 관련해 서 장관은 남북군사위원회에서 이를 논의할 수 있다는 원칙적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1991년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에는 남북공동위를 구성하면 그 안에서 연합훈련을 포함해 여러 가지를 논의할 수 있게 돼 있다”며 “훈련이나 군비 증강 등에 관한 것은 상호주의 원칙하에 협의 가능하고, (문재인 대통령도) 협의할 수 있다는 원칙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신년 기자 간담회에서 “한미연합훈련은 남북군사위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방부 장관 역시 이에 동조한 가운데 “우리가 자주적으로 결정해 실시하는 연합훈련을 하면서 북한을 과잉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 장관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위협에 대해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군이 북한군보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우세한 감시정찰·타격·요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해서도 한미 동맹과 독자적인 능력을 통합해 억제하고 대응하는 태세를 갖추고 있고,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북한이 핵 추진 잠수함 개발을 공식 선언한 가운데 우리 군의 핵 잠수함 도입 여부에 대해 서 장관은 “기술력과 국가 재정 등 살펴야 할 요소가 많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또 지난해 말 합동 참모 회의에서 소요(연구개발) 결정이 난 경항공모함에 대해서는 “작전 성능을 보면 상당 부분 타당성이 있다고 보여 프로세스를 밟고 있다”며 “이는 미래 전략이므로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방부공동취재단·김정욱 기자 myk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