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새 프라이버시 정책 공개…"앱이 추적 못하게 철통 보호"


애플이 올 상반기부터 앱이 이용자의 활동을 함부로 추적할 수 없도록 이용자에게 강력한 통제 권한을 갖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프라이버시(개인정보보호) 정책을 공개했다.


28일 애플은 개인정보 보호의 날(Data Privacy Day)을 맞이해 ‘일상 속 개인정보 수집실태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올 봄 예정된 모바일 운영체제 iOS 업데이트를 통해 ‘앱 추적 투명성’ 등 기능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애플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업계에서 제공하는 앱 하나에는 6개의 ‘트래커'가 포함되는데, 이는 사용자와 그 개인정보를 수집·추적하기 위함이다. 트래커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는 광고 등 비즈니스 목적으로 거래되고, 연간 2,270억달러(약 253조원)에 달하는 산업의 기반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애플은 iOS14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가 앱 추적을 금지하도록 요청할 수 있는 기능을 본격적으로 탑재한다. 사용자가 앱이나 웹사이트의 추적 활동에 대해 일일이 승인 또는 거부 의사를 표시할 수 있게 하는 기능이다. 애플은 이 기능을 통해 앱이 사용자의 의지와 상관 없이 개인정보를 추적하고 활용할 수 없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앱스토어(앱마켓)의 앱 상세 소개 페이지에도 앱의 정보 처리 방식에 대해 개발자가 직접 설명하는 프라이버시 요약 라벨을 의무적으로 부여하도록 한다.


애플은 △데이터 최소화(최소한의 데이터 수집) △사용자 투명성 및 통제(사용자의 통제 권한) △온 디바이스 프로세싱(애플 서버로 전송되지 않음) △보안 등 4가지 대원칙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를 설계한다고 밝히고 있다.


크레이그 페더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부사장은 “프라이버시는 마음의 평안, 안전함, 그리고 나의 데이터에 대한 결정이 온전히 내 것임을 의미한다”며 “애플은 프라이버시가 모두가 누려야 할 기본 인권이라고 굳게 믿으며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이러한 신념을 반영하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왼쪽) 페이스북 CEO와 팀 쿡 애플 CEO. /로이터=연합뉴스

이에 애플로부터 데이터를 제공받는 대표적인 서드파티(제3자) 서비스 사업자인 페이스북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27일(현지 시각) “애플은 이용자들을 위해 이러한 정책을 도입한다고 하지만 이 정책은 경쟁업체들의 이익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며 "페이스북과 업계는 가까운 미래에 이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선전포고했다.


이어 저커버그는 "애플은 페이스북과 다른 앱들에 훼방을 놓아 얻는 이익이 많고, 지금도 지배적인 플랫폼 지위를 사용해 그렇게 하고 있다"며 "(새 정책이 반영된) iOS14 업데이트를 포함해 애플의 이런 움직임은 전 세계 수백만 기업의 성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은 현재 소상공인 보호와 인터넷 자유를 명목으로 에픽게임즈 등 여타 테크기업들과 더불어 애플에 대항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애플의 프라이버시 보호 정책이 맞춤형 광고를 불가능하게 해 소규모 사업자들의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애플이 새 정책을 도입할 경우 광고 매출이 절반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오지현 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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