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났나, 이거 지워" 기자 휴대폰 뺏은 조수진, 사과 "명색이 기자 출신인데…"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연합뉴스


자신을 취재하던 기자에게 "구경났냐"라며 휴대폰을 빼앗아 논란의 중심에 섰던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자 사과했다.


정치 입문 전 25년간 기자로 활동한 조 의원은 28일 낸 입장문을 통해 "명색이 기자 출신인데 현장 취재 기자님께 너무 큰 실례를 범했다"며 "고생하는 기자님들 처지를 헤아리지 못하고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고,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앞서 전날 조 의원은 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문병찬) 심리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재판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 받은 뒤 법원을 나서는 길에 자신에게 질문하는 취재진을 향해 언성을 높이고 휴대폰을 빼앗아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조 의원은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조선시대 '후궁'에 빗대 비판한 자신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확산하는 상황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에게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제가 뭐가 문제가 있나"고 했다.


이 과정을 다른 기자가 휴대폰으로 촬영하자 조 의원은 "구경 오셨습니까. 지금 뭐하고 있는 겁니까. 이거 지워"라면서 기자의 손에 있던 휴대전화를 강제로 빼앗아 자신의 보좌진에게 건네기도 했다.


앞서 조 의원은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을 통해 고 의원을 정조준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아끼고 사랑한다는 고민정 의원이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경합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향해 '광진을 주민들로부터 선택받지 못했다'고 조롱했다"면서 "천박하기 짝이 없다. '고민정'이란 사람의 바닥을 다시금 확인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


조 의원은 그러면서 "선거 직전 여당 원내대표는 서울 광진을에서 '고민정 당선시켜주면 전 국민에게 100만 원씩 준다'고 했다. 이런 게 '금권(金權) 선거'"라고 지적한 뒤 "조선시대 후궁이 왕자를 낳았어도 이런 대우는 받지 못했을 것이다. '산 권력'의 힘을 업고 당선됐다면 더더욱 겸손해야 할 것이 아닌가"라고도 적었다.


자신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 안팎의 논란이 커지자 조 의원은 "고민정 의원에게 미안하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조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제 애초 취지와 달리 비유적 표현이 정치적 논란이 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고 의원에게 사과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권력형 성 사건'으로 치러지는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자에 대해 인신공격, 비하를 한 데 대한 저의 비판 글 가운데 비유적 표현이 본래 취지와 달리 모욕이나 여성 비하로 논란이 되고,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됐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도 했다.


조 의원은 이어 "특히 저도 여성 의원으로서, 여야를 떠나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주장하는 입장에서 비유적 표현이 여성 비하의 정치적 논란거리가 됐다는 자체가 가슴 아프다"고 썼다.


한편 고 의원은 자신을 '조선시대 후궁'에 빗대 비판한 조 의원을 형사 고소했다.


고 의원은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조 의원이 '선거공보물에 허위학력을 적은 혐의'라고 허위사실을 적시한 것에 대해서도 고소를 진행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조 의원의 주소지인 서울 용산경찰서에 고소장을 낸 고 의원은 "조 의원은 국민 세금을 받는 제1야당의 국회의원"이라면서 "그냥 참고 넘기라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러지 않을 생각이다. 민형사 모두를 검토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고 의원은 "'산 권력의 힘을 업고 당선됐다'는 (조 의원의) 말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주민들의 판단을 무시하는 폄하 발언"이라고 지적한 뒤 "광진을 주민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라"고도 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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