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AH 자금동원 능력 의문...채권자 절반 동의 받을지도 미지수

■쌍용차 P플랜 '산 넘어 산'
P플랜 돌입 위해선 대기업 협력사 등 동의 여부가 첫 관문
최종 회생계획안 도출하려면 외국계 금융권 협조까지 필수
연매출 250억 HAAH 2,800억 투자금 마련할지도 불투명


쌍용자동차가 마지막 카드로 P플랜(사전회생계획제도)을 꺼내 들었지만 과정은 험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P플랜의 핵심인 회생 계획안 작성부터 최종안 도출까지 채권자 동의라는 절차를 밟아야 해서다. 회생 계획안 작성을 위해서는 채권자 절반의 동의가 필요한데 대기업 협력 업체가 동의할지가 관건이다. 이를 넘어선다고 해도 최종 회생 계획안 도출을 위해서는 채권자 4분의 3이 동의해야 하는데 이때는 외국계 은행이 복병으로 떠오를 수 있다.


P플랜은 법정관리 개시 전 채권자 절반 이상의 동의를 받아 미리 회생 계획안을 마련하는 제도다. 쌍용차(003620)와 채권자, 인수 후보자인 HAAH가 대주주 지분 감자, 채무 조정, 신규 자금 투입 등에 합의해 회생 계획안을 만든다. 법원이 채권자협의회를 통해 감자 비율을 정하고 유상증자 후 HAAH오토모티브가 대주주가 되면 마힌드라의 손해는 불가피해진다.


P플랜에 들어가기 앞서 회생 계획안을 작성해야 하는데 채무자 부채의 절반 이상을 가진 채권자가 동의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첫 번째 장애물이다. 현재 쌍용차 부채는 1조 원가량으로 △상거래 채권자 60% △산은 20% △외국계 금융기관 등 다른 채권자 20%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생 계획안에는 대개 채권자의 부채 일부가 탕감되는데 대기업 협력 업체 등 상거래 채권자가 이를 동의하는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지난 28일 중소 협력 업체들은 예병태 쌍용차 사장과의 면담을 통해 P플랜에 동의했지만 대기업 협력 업체들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쌍용차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자마자 납품을 중단했던 대기업 협력 업체들이 부채 탕감에 동의할 가능성은 낮다”며 “설득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P플랜 무산→쌍용차 파산→협력 업체 줄도산’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정부가 설득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종 회생 계획안 도출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 협력 업체 등이 동의해 회생 계획안을 작성했다고 해도 이를 최종 채택하기 위해서는 채권자 4분의 3이 동의해야 한다. 이때는 외국계 금융권이 동의할지가 변수다. 마힌드라가 쌍용차 지분 51% 이상을 보유한다는 조건으로 대출을 승인한 외국계 금융권이 마힌드라 지분 감자 등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연매출 250억 원에 불과한 HAAH의 자금력에 대한 여전한 의구심도 문제다. HAAH는 2억 5,000만 달러를 쌍용차에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 때문에 채권단은 HAAH의 투자 제안을 그동안 신뢰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매출 250억 원에 불과한 HAAH가 실제로 투자 자금을 지불할 수 있을지, 대주주가 된다 해도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HAAH의 자금줄이 중국 자본일 경우 문제가 불거질 여지도 있다. HAAH는 중국 체리자동차와 기술협력을 하고 있다. HAAH는 중국 체리자동차가 주주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앞으로 중국 측 자금이 유입될 경우 쌍용차를 상하이차에 이어 또 다른 중국 업체에 넘겼다는 부정적 여론이 일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P플랜을 들어간다고 해도 쌍용차를 살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신규 투자를 얼마나 끌어올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쌍용차는 지난해 영업 적자 4,235억 원으로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연간 순손실도 4,785억 원을 기록해 자본금 전액 잠식 상태에 빠졌다.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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