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해 거리 두기에 나설 것이라고 더힐이 3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상원에 탄핵 심판을 맡기고 경기 부양책 통과 등 과제 해결에 집중하는 것이 향후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의 한 관계자는 더힐에 “2월 둘째 주부터 탄핵 심판이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이 할 일을 하게 둘 것”이라며 “대통령은 상원 절차를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 필요성을 언급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입장을 바꾼 것은 탄핵 가결 가능성이 희박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전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위헌 여부를 따지는 절차 투표 때 공화당에서는 5명만 합헌에 동의했다.
탄핵 정족수는 전체 상원의원 100명 중 3분의 2인 67명이다. 민주당이 모두 찬성한다고 해도 공화당에서 17명의 이탈자가 나와야 탄핵안이 통과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탄핵은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탄핵의 대안으로 불신임결의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부 공화당 의원들을 제외한 다른 공화당 의원들이 불신임결의안은 탄핵소추안이 하원에서 상원으로 넘어오기 전에 논의됐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을 보여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원 탄핵 심판을 앞두고 선임한 변호인단이 사임했다. CNN에 따르면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부치 바워스 변호사가 이끌던 트럼프 변호인단이 모두 사퇴했다. 사퇴 이유는 트럼프와의 이견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단은 대통령 퇴임 이후 탄핵 심판 회부의 법률적 타당성을 따지는 데 집중하려 했지만 트럼프는 대선 사기 주장을 계속 밀고 나가기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단 전원 사퇴 이후 새롭게 트럼프의 탄핵 심판 대응을 맡겠다고 나선 변호사는 현재까지 없다고 CNN은 전했다.
/박성규 기자 exculpate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