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수신료를 월 2,500원에서 3,840원으로 인상을 추진하면서 이를 두고 논란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KBS 직원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이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 "밖에서 욕하지 말고 능력 되고 기회 되면 입사하라"는 취지의 글을 올려 파장이 커지고 있다.
1일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보면 전날 KBS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이 '우리 회사 가지고 불만들이 많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글쓴이는 "너네가 아무리 뭐라 해도 우리 회사 정년 보장이 된다. 수신료는 전기요금에 포함돼서 꼬박꼬박 내야 된다"면서 "평균 연봉 1억이고 성과급같은 거 없어서 직원 절반은 매년 1억 이상 받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글쓴이는 "제발 밖에서 우리 직원들 욕하지 마시고 능력되시고 기회되시면 우리 사우님 되세요"라고도 썼다.
이같은 글은 최근 KBS가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전체 직원의 절반에 가까운 46.4%가 연봉 1억원 이상을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하자 이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글을 두고 논란이 확산하자 KBS는 이날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 글 논란에 대한 KBS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낸 보도자료를 통해 "KBS 구성원의 상식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내용의 글이 게시돼 이를 읽는 분들에게 불쾌감을 드린 점에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대단히 유감스럽고 송구한 마음"이라고 했다.
아울러 KBS는 "이번 논란을 국민이 주인인 공영방송의 구성원인 직원들 개개인이 스스로를 성찰하고 마음자세를 가다듬는 계기로 삼겠다"면서 "KBS는 앞으로 임금체계 개선과 직무재설계 등을 통해 조직을 슬림화하고 경영을 효율화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임을 다시 한 번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KBS 이사회는 지난달 27일 여의도 KBS에서 제979차 KBS 정기이사회를 열고 수신료를 월 2,500원에서 3,840원으로 인상하는 조정안을 상정했다. 인상안은 여러 절차를 거쳐 이사회 심의 후 결정된다.
이를 두고 40년 넘게 동결된 수신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야권에서는 정권을 대변하는 KBS는 수신료를 인상할 권리가 없다고 지적하는 등 거센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양승동 KBS 사장은 입장문을 내고 "수많은 종편과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 채널들, 거대자본을 앞세운 넷플릭스·유튜브 등 상업 매체들이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KBS는 공영방송의 정도를 찾아 공익만을 바라보며 가고자 한다"며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