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2020 국방백서 발간’…이번에도 ‘주적’ 표현 빠져

9·19 남북군사합의 이행 성과 등 반영

‘2020 국방백서’ 표지

국방부가 2일 발간한 ‘2020 국방백서’에 2년 전과 마찬가지로 ‘북한은 주적’(主適)이는 표현이 빠지고 대신 포괄적인 개념으로 ‘적’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국방백서는 정부의 국방정책을 대내외에 알리기 위해 발간하는 것으로, 1988~2000년까지는 매년 발간하다 2004년부터 2년 간격으로 제작해오고 있다.


이번에 발간된 백서는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국토·국민·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기술하면서 북한에 대해 ‘주적’이라는 표현은 하지 않았다.


국방부는 ‘1995 국방백서’에서 북한을 ‘주적’이라고 표현했다. 1998년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후에도 주적이라는 표현을 쓰다가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부터 남북화해무드를 반영해 이 같은 용어를 쓰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논란이 일자 2001~2003년에는 국방백서를 아예 발간하지 않았다.


참여정부 때 발간된 ‘2004 국방백서’에도 ‘북한은 주적’이라는 문구는 빠지고 ‘직접적 군사 위협’이라는 표현을 썼고, ‘2006 국방백서’에는 ‘현존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라고 기술했다.



지난달 14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의 개량형이 등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첫 해인 ‘2008 국방백서’에서도 ‘주적’ 대신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으로 표현했지만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부터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명시해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발간된 ‘2018 국방백서’에서는 ‘북한은 적’이라는 문구를 삭제하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이다.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기술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2020 국방백서’는 ‘2018 국방백서’ 내용을 유지해 북한 위협뿐만 아니라 잠재적 위협, 초국가적·비군사적 안보위협을 포괄할 수 있는 개념으로 기술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발간된 국방백서에는 2018년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 이행 성과를 비롯해 군사합의 이행 의지와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가동,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한 군비통제 의지 등도 반영했다.


총 362페이지으로 구성된 ‘2020 국방백서’는 이달 중 정부기관과 국회, 도서관 등에 배포되며 국방부 홈페이지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또 영어·일본어·러시아어·중국어로 된 요약본도 상반기 중 발간된다.


/김정욱 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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