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따뜻한 사모펀드가 되자

박형윤 생활산업부 기자


지난 1997년 쌍문동에서 시작해 대형 프랜차이즈 성공 신화를 일군 맘스터치의 해마로푸드서비스가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에 매각된 후 바람 잘 날 없는 날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된 노사 분쟁은 1년간 매듭을 짓지 못해 결국 노조는 1월 농성에 돌입했다. 자중지란의 모습이 그대로 노출되면서 맘스터치의 브랜드 이미지는 하락 일로를 걷고 있다.


매각을 앞둔 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이 모여 “사모펀드만은 안 된다”고 목소리를 외쳤던 이유도 맘스터치 사태에서 찾아볼 수 있다. 대체로 기업을 인수한 사모펀드는 노조·가맹점주·대리점 등과 쉽게 마찰을 빚고 이들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불신이 팽배해서다.


하지만 사모펀드 매각 후 경영 효율화로 이어져 죽어가던 기업이 되살아나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곳이 아웃백이다. 아웃백은 2016년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에 매각된 후 완벽하게 부활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국에서도 줄을 서서 먹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2013년 외국계 사모펀드 로하틴그룹(TRG)이 인수한 bhc도 인수 이후 5년간 매출이 네 배가 증가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모펀드도 사모펀드 나름인 셈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모펀드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맘스터치 패티 논란이 이를 방증한다. 맘스터치는 사모펀드에 매각된 후 패티가 작아진 것 같다는 인터넷 커뮤니티 글이 올라오며 곤욕을 치렀다. 사실은 아니었지만 사모펀드 인수 후 자중지란을 겪는 맘스터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선이 차갑다는 게 드러난 셈이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많은 프랜차이즈 업계가 최근 매물로 나왔다. 이들을 인수하는 대다수의 주체는 사모펀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 스스로가 이들에 대한 불신이나 이미지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매각 잡음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금은 따뜻하고 소통에 능한 사모펀드 인수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란다.






/박형윤 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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