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가운데)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3일 오전 서울 강서경찰서 앞에서 열린 정인이 사건 관련 아동보호전문기관 고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발장 접수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가 양모의 학대로 숨진 16개월 여아 정인 양의 보호기관이던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협회는 3일 오전 서울 강서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모 관장과 성명불상의 담당 팀장, 상담원 5명을 유기치사와 업무상 과실치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협회는 "정인양을 죽인 것은 입양모 장씨였으나, 살릴 기회를 저버린 것은 세 차례 아동학대 신고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은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이라고 비판했다. 또 "기관 업무 수행 지침을 다수 위반하는 등 업무상 과실을 저질러 정인이 양부모에게 아동학대 혐의가 없다고 판정하기도 했다"며 "경찰에게 아동학대 사건 발생 장소를 알려주지 않아 수사를 방해한 혐의도 있다"고 했다.
정인 양은 지난해 10월 13일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정인 양은 양모 장씨에게 상습적인 폭행·학대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의 사망 원인 재감정 결과에 의하면 정인 양은 복부 쪽에 충격을 받아 췌장이 절단돼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인 양 입양 이후 세 차례나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이 학대 증거를 찾지 못하고 아이를 부모에게 돌려보냈다. 1,2차 신고 사건 처리를 담당했던 경찰관들은 사건이 알려진 후 징계를 받았다. 3차 신고 담당 경찰관들에 대한 징계위원회도 곧 열릴 전망이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