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연봉 30억 반납으로 이어진 SK 반도체 성과급 논란이 이번엔 LG 배터리로 옮겨붙는 모양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성과를 낸 LG에너지솔루션 내에선 지난해 성과에 비해 노조 제안 수준 자체가 턱없이 낮다는 불만이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각에서는 석유화학부문과 배터리부문 간 비슷한 수준 성과급 요구는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나온다. 배터리 성과급 논란이 어떻게 봉합될지 관심이 쏠린다.
3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화학·LG에너지솔루션노조는 최근 조합원들에게 배터리부문 노사협의 결과를 공지하고 "회사 측이 기본급 대비 245%의 성과급을 오는 8일 지급한다는 안을 내놔 의견이 불일치했다"고 전했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분할 시점 이전인 지난해 사상 최대인 30조원이 넘는 매출액(30조 575억원)과 전년 대비 185.1% 늘어난 2조3,53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큰 성과를 냈다.
석유화학은 2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1조9,679억원)을 내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배터리사업도 3,88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2019년(-4,543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흑자 전환했다. 배터리사업은 특히 12조3,55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괄목할 만한 성과가 나온 만큼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의 실망감은 더 크다. LG화학 및 LG에너지솔루션 직원 대상 익명 온라인앱는 LG에너지솔루션 소속으로 추정되는 직원의 글이 남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글에는 "석유화학이 400%, 생명과학이 300%의 성과급을 책정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배터리 부문에 245%를 제안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COVID-19) 직격탄에도 우량 기업들이 위기 속 선전을 펼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뜻밖의 성과급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연봉 반납을 불러온 SK하이닉스 사례가 대표적이다.
실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지급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빚어진 바 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