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생물 다양성 파괴가 초래한 '바이러스의 블루오션'… 공감·연대로 극복해야”

'통섭'의 생태학자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
현대차 정몽구 재단 '미래지식포럼' 강연
전염병 발생주기 2~3년으로 단축
백신 만으론 감염병 발생 억제 한계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 /현대차 정몽구재단 유튜브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생물 다양성의 불균형으로 초래된 바이러스의 거대한 블루오션입니다. 인류가 공감을 기반으로 한 연대에 나서지 않는다면 절대 우리 사회는 정상으로 돌아올 수 없습니다.”


‘통섭(統攝)’으로 유명한 생태학자인 최재천(사진)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는 4일 현대차 정몽구재단이 온라인으로 개최한 ‘제1회 미래지식포럼’에서 “코로나를 극복하려면 공감력을 잃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래지식포럼은 현대차 정몽구재단이 처음 기획한 대중 포럼으로 국내외 석학의 강연을 통해 현재의 사회 이슈를 탐구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인사이트를 전달하고자 마련됐다. 이번 포럼은 유튜브와 네이버TV를 통해 진행됐으며 2,800여 명이 사전 신청했다.


이날 ‘손잡지 않고 살아남는 생명은 없다’라는 주제로 강연한 최 교수는 코로나의 원인을 생물 다양성의 파괴에서 찾았다. 그는 “농경 사회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인간과 가축의 총 무게는 지구 전체의 1% 미만에 불과했지만 이후 급격히 증가하면서 지금은 전체의 96~99%를 차지하며 지구를 점령했다”며 “이로 인해 야생동물에게 있던 바이러스가 인류와 가축에게 옮겨왔다”고 지적했다. 생물 다양성의 불균형이 극심해지면서 야생동물들이 편안하게 살 공간이 부족해졌고 이 때문에 이들에게 있던 바이러스와 박테리아가 생존을 위해 인류에게 옮아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 들어 더욱 심해졌다는 것이 최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20세기까지만 해도 전염병 발생 주기는 20~30년 정도였다”며 “하지만 21세기 들어서는 조류독감·사스·돼지독감 등의 전염병이 2~3년에 한 번씩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염병이 앞으로 더 자주, 더 오래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가 “이번만 견디면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주장은 완벽한 가짜 뉴스”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최 교수는 이번에는 굉장히 운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원래 10~15년 정도 걸려야 만들 수 있는 백신이 1년 만에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가 “이번 사태를 겪고 나면 최대 승자는 생명과학이 될 것”이라고 단언한 이유다.


하지만 인간이 만든 백신만으로 감염병 발생을 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래서 주장하는 것이 바로 자연을 되살리는 ‘생태 백신’이다. 최 교수는 “코로나는 자연을 막 대하다가 우리가 당한 것”이라며 “이제는 과거 ‘자연 보호’로 불렸던 ‘생태 백신’을 다시 맞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재확립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중에도 특히 강조하는 것이 공감과 연대다. 그는 “코로나 이후 모든 국가, 모든 계층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한 키워드가 연대”라며 “공감을 바탕으로 한 연결, 즉 연대를 만들어야만 인류가 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코로나로부터 배운 교훈은 혼자 잘 산다고 사회가 정상화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돈 있는 사람은 물론 배달하는 사람, 전화받는 사람과 같은 이들도 바이러스로부터 자유로워져야만 정상 사회로 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를 비롯한 바이러스로부터의 탈출을 위해서는 모든 사회 계층이 연결하고 단합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 교수는 “‘빨리 가려면 혼자 가도 되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며 “우리도 공감력을 잃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쳤다.



/송영규 기자 sk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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