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부문 약진에...신한·하나금융 최대 실적 갈아치웠다

은행 수익 감소에도 증권, 보험 등 성장세
신한, 비은행부문 순이익 사상 첫 40%↑
하나, 금투 47%↑, 배당규모 20%로 낮춰
우리, 사모펀드 영향 등 30.2% 감소해

금융지주의 지난해 실적이 포트폴리오 다변화 여부에 따라 엇갈렸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은행 부문 실적 감소에도 비은행 계열사의 약진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이들과 달리 은행이 절대적인 수익 비중을 차지하는 우리금융은 역성장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관심을 모은 배당 규모는 하나금융에서 금융 당국이 권고한 20%로 낮춘다고 발표했으나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다음 이사회로 결정을 미뤘다.


신한금융지주는 5일 실적 발표를 통해 2020년 당기순이익 3조 4,146억 원을 달성하며 7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3조 4,035억 원 대비 0.3% 증가한 수치다.





주요 계열사별로는 신한은행이 2020년 2조 778억 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2조 3,292억 원) 대비 10.8% 감소했다. 신한카드와 캐피탈은 각각 19.2%와 27.4% 늘어났다. 신한생명과 오렌지캐피탈 역시 43.6%, 2.9% 순이익이 늘어났다. 신한금융투자는 라임펀드 관련 손실을 반영해 전년 대비 29.9% 하락했고 신한자산운용은 15.5% 증가했다. 그룹 전체 당기순이익 비중은 은행 59%, 비은행 부문 41%로 지난해 66%와 34% 대비 비은행 부문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신한금융은 배당 규모를 추후 확정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지주(086790)도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0.3%(2,475억 원) 증가한 2조 6,372억 원을 기록하며 지주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하나금융 측은 “코로나19 여파를 대비한 선제적 충당금 및 사모펀드 관련 손실보상, 특별 퇴직 등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발생에도 불구하고 그룹의 전사적인 비용 감축 노력과 비은행 부문의 약진 등에 힘입어 좋은 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계열사별로는 하나은행이 전년 대비 순이익이 6.1% 감소한 2조 101억 원으로 집계됐다. 비은행 부문에서는 하나금융투자가 전년 대비 46.6% 증가한 4,109억 원이었고 하나캐피탈과 하나카드는 각각 64.5%와 174.4% 늘어난 1,772억 원, 1,545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하나금융은 4분기 대손충당금 등 전입액 2,769억 원 적립을 포함해 지난해 누적 대손충당금 등 전입액 8,473억 원으로 그룹의 완충능력을 충분히 확보했다.


이날 하나금융 이사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경기 침체, 시장 불확실성, 금융 당국의 배당성향 권고안 등을 고려해 주당 배당금을 1,350원으로 결의했다. 중간배당금을 포함한 배당 성향은 전년도 25.78%에서 금융 당국의 가이드라인 20%까지 축소됐다.


우리금융지주(316140)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0.2% 줄어든 1조 3,073억 원이었다. 코로나 관련 충당금(3,230억 원)과 라임펀드 등 사모펀드 관련 비용(2,180억 원)의 영향이 컸다. 실적은 줄었으나 최저 수준의 연체율로 건전성은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은행은 원화대출 증가에도 이자 이익 감소로 전년 대비 9% 줄어든 1조 3,632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비은행 부문에서는 우리카드가 5.3% 늘어난 1,202억 원, 우리종합금융은 17.8% 증가한 629억 원. 새로 편입한 우리금융캐피탈은 41.9% 감소한 590억 원으로 집계됐다.


/김광수 기자 bright@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